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24

시애틀 (7) 시애틀에 온지도 일년이 지났다. 아니 시발 일년이 지나다니! 벌써 일년이 지나디니! 시애틀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 영어가 안되는 것 말고는 다 비슷하자나? 그래! 개발자가 일하는게 다 거기서 거기지! 아무리 아마존이 빡세다고 해도 한국에서 일했던 것 보다야 낫겠지! 그래 자신감 하나로 밀어 부치는거야! 그런 자신감으로 시작했던 아마존 생활은 곧 빈곤한 영어실력에 너덜너덜해지고... (묵념) 아마 그 시절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소위 시니어 스트레스가 아니었나 싶다. 시니어 개발자는 주니어 개발자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 자리임은 물론, 여러 팀 간에 생기는 개발 이슈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책임도 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 되어야 조정이고 나발이고 해 보지.... 썅 그러나 미국 생활을 처음 해 본다는 이.. 2016. 10. 1.
시애틀 (6) 미국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에서 가구를 산다. 굳이 이케아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가구가 싸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가 한국과 비교해서 싸다고는 하지만 월세 같은 부분은 분명 가당찮을 정도로 비싼 부분도 있고, 서비스 비용은 비싸기가 악명이 높을 정도이기 때문에 (의료비도 그 중 하나) 다들 절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되는 곳이 이곳이다. 이케아의 가구가 저렴한 것은 조립, 배송에 관한 부분을 고객이 책임지기 때문이다. 가구 자체의 품질로 보면 분명 경쟁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런데 그 가구를 힘들게 집으로 실어와 조립을 시작하고 나면... (묵념) 이케아 가구에는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첫 번째는, 매뉴얼을 잘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충 보고 .. 2015. 11. 23.
시애틀 (5) 지난 몇년간 써볼 기회가 없던 언어로 이런 저런 삽질을 하고 있노라면 역시 리팩터링의 백미는 다 만들어진 시스템을 뜯어고칠 때의 희열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대개, 리팩터링 자체가 과제로 주어지는 모듈의 소스코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떤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체로 그런 모듈은 입문서의 소스코드 수준에서 시작했다가, 오류가 없다는 것이 검증되고 나면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밀려오는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쓸데없이 커지고, 복잡해지고, 너덜너덜해진다. 요구사항이 접수되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해당 모듈의 구조 자체를 검증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물론 명민한 개발자라면 중간 중간 불합리한 부분을 뜯어고치는 시도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부.. 2015. 11. 19.
시애틀 (4) 시애틀의 겨울은 춥다. 한국의 겨울에 비하면 춥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마는, 체감온도는 비슷하면 비슷하지 덜하진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비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쨍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계속 비가 내린다. 해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우산을 들기도 애매한 부슬비를 맞다보면,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그렇게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부슬비에 젖어 출퇴근을 하다 보면, 뼛 속 깊이 바람든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젊은 사람이야 그렇게 내리는 비를 낭만삼아 맞고 걸어갈 수도 있는 노릇이겠지만, 나처럼 사십대 중반의 개발자는 안그래도 안 저린 곳이 없는 마당에 비까지 맞다보면 절로 나이를 푸념하게 되고야 만다. "리. 한국의 겨.. 2015.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