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20. 4. 19. 06:50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전자파의 유해성, 또는 인간에 대한 영향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연구는 통계적 근거가 박약한 헛소리로 받아들여져 왔다는 겁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 이제 인류는 전자기파의 직간접적 혜택이 없이는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그 이득을 압도할만한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우려는 그저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주장으로 간주되고, 사람들이 '증거'라고 믿는 사건들은 그저 '사례'로 치부될 겁니다.

 

그런 사례 몇 가지 들어보실까요?

 

2018년 7월에 미국 콜로라도에서 본인이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대학원생이 무작위로 선택한 20군데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기지국 위치를 '감으로' 알아내는 실험을 합니다. 결과의 정확성을 주정하기 위해 눈은 가렸고, 운전은 친구가 하도록 했으며, 본인은 대략적인 방향만 지시했죠. 그런데 그 결과가 아주 놀라왔습니다. 20번 가운데 18번을 맞춘 거에요. 

 

2019년 6월에는 '무선통신 알러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대한민국 공중파에서 방송됩니다. 이 소년은 LTE 신호가 잡히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검증을 시도한 리포터가 소년과 함께 기지국 근처로 가자 소년의 피부에서 접촉성 알러지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반응이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결국 그 소년은 도시를 떠나 무선통신 신호가 쉬이 잡히지 않는 변두리로 이사를 가야만 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현대적인 교육을 제대로 받은 개인이라면 이런 이야기들은 그저 흥미거리로만 들어 넘겨야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첫 번째 사례의 경우, 실험의 모든 과정을 유튜브로 공개했는데 덧글을 보면 진지한 반응은 거의 없었어요. 대부분이 그 실험을 마술 공연 취급했죠. 그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은 미친 사람들 취급을 받았는데, 실험을 진행한 당사자들조차 그런 반응에 가타부타 말이 없었고 실험의 진실성을 어떤 식으로든 방어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마술일 뿐'이라는 의견은 곧 대세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좀 더 심해서,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한두달 뒤에는 아무도 그 일을 기억하지 않을 지경이 되었죠. 그 소년이 소개된 프로그램 자체가 아무 주제나 일회성 가십으로 만들어 버리기로 악명 높은 프로그램이어서 그랬던 것도 있고, 프로그램이 소년을 다룬 방식 자체가 워낙 진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 현상이 어떤 사회적 중요성을 갖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없어서 그렇기도 했습니다. 그런 반응에 실망한 부모가 뒤이은 관심을 아예 거부해 버린 탓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 사건들에 대한 제 생각은 뭐냐고요?

 

저도 현대적인 교육을 꽤 오랫동안 '제대로' 받은 개인이니까, 사실 그런 사례들을 다른 방식으로 소비할 이유는 없죠. 하물며, 제 인생에 무슨 대단한 여유가 있길 하나요, 아니면 그런 사례들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연구결과로 정리해야만 할 사명같은게 존재하길 합니까. 이 일에 꾸준한 관심을 둬 본들, 저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도 아무런 실익이 없는 거에요.

 

그래서 내 생각은 아주 명확하고, 이런 일들을 대하는 내 자세도 단순해요. 지금 보고 계신 이 기록들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그저, 세상에 이런 일도 있습디다, 정도로 들어 두시는게 맞아요. 거기 동의하시면, 제가 그 소년을 찾아갔던 이야기도 들려드리죠.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midcow

    소년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2020.07.15 10:1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