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는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쉬우면 스트레스가 아니다. 정말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이것 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스트레스의 한 가지 요인으로 '욕심'과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거의 모든 문제가 이 두 단어에 연결되어 있지만, 스트레스가 드러나는 표면적인 양상만 두고보면 그 두 가지로 쉽게 치환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인간관계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는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일하기 위해서 간다. 그런데 막상 입사하고 보니 정작 일로 받는 스트레스보다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 같다. 가령 이런 식이다.
"저, 이 일을 작년에 진행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브리핑을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바빠요. 담주 까지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나오면 그 일은 담 주 까지는 진행하기 어렵다. 좀 친절하게 이야기했으면 모르겠는데, 말투까지 으시딱딱하면 절로 열까지 받는다. 내가 저런 인간하고 같이 일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싶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이 번은 여사원의 경우다. 열심히 일하려고 입사했는데, 내가 비서인줄 아는지 커피를 타오라지 않나, 회식자리에서 술만 거나하게 취하면 정신머리를 안드로메다 너머에 널어놓고 왔는지 평소에는 꿈도 못꾸던 스킨십을 해 대는 동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회식 다음날만 되면 정말 다들 꼴보기 싫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이런 것도 당연히 인간관계 스트레스다.
이 쯤 되면 이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인간관계를 하려면 내가 SNS를 하지 회사에 입사했겠냐?"
앞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인간은 자기가 가장 시간을 많이 쏟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러분이 인간관계에서 굉장히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은 그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 가운데 상당수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물론 회사가 코드 공장이 아닌 만큼, 회의 없이 또는 어떠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도 없이 자리에 죽치고 앉아서 코드만 생산하는 식으로 꿈같이 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회사 생활을 지배할 정도로 커졌다면 문제다.
그럼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아쉽게도 개인적인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전부 해결하려면 도인이 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가능하긴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그런 도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 번 짚어보고 넘어가자.
그런 도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핵심적 역량은 다음과 같다.
자기 자신을 회사의 부속품으로만 여길 것
일에 지나치게 많은 개인적 가치를 부여하지 말 것
나는 남보다 못하다는 마음 가짐을 '진심으로' 가질 것
자기 일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길 것
기술적인 말만 할 것
아무런 생각 없이 즉시 신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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