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8.08.01 19:21
저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1. 지리적으로는 대전에 와 있습니다. 서울->부산->서울->대전. 앞으로 여기서 얼마나 살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2. 시간상 저는 지금 2008년에 와 있습니다. 72년생이니까, 거의 만으로 36년쯤 산 셈입니다.
  3. 정신적으로 저는 아직 스물 다섯쯤 되는 것 같습니다. 철이 덜 든 모습이, 스무살의 저로부터 딱 오년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뭐 그런 느낌입니다.
  4. 신체적으로 저는 지금 중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혈관 종양이 있긴 하지만 지병이라 별로 표도 안나고, 녹내장이 있긴 합니다만 약만 넣으면 안압은 유지되니까 나쁘진 않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어깨 근육이 아프고, 마우스를 조작하는 오른쪽 손가락이 뻐근한 증상이 있습니다. 소위 근골격계 증상이랄까... 그래서 요즘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굉장히 천천히 조작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는 그래도 꾸준히 하는 편인데,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체중이 조금씩 늘어 지금은 69키로그램 정도를 유지합니다.
  5. 학문적으로 저는 아직도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논문을 이렇게 저렇게 써보려고 애는 쓰는데 저널에 내면 항상 퇴짜를 맞습니다. 구현은 그만하고 논문 서베이에 충실하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데 정작 실천은 잘 안됩니다. 키보드질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6. 금전적으로 저는 가진게 별로 없습니다. 전세집과 새로 산 자동차, 그리고 낡은 똥차가 재산목록의 전부 다입니다. 카메라가 있긴 한데 곧 팔아버릴 예정이고, 남들 다 들었다는 펀드나 적금같은건 없습니다. 어차피 올해는 금리가 높아서 빚을 갚는게 이익이라더군요. 돈 생기는 대로 새로 산 자동차 대금에 다 때려 넣어야 합니다.
  7. 대외적으로 저는 그다지 알려진 사람이 못됩니다. 일곱권의 번역서를 냈지만 찾아주는 출판사는 별로 없고, 항상 제가 먼저 가서 일감을 따왔습니다. ㅋㅋ 프로그래머로서도 그다지 알려진 적이 없어서, 역시 찾아주는 회사는 없습니다. (오래도 갈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블로그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역시 별로 찾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거의 항상 개점휴업상태입니다.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 역시 적어서, 거의 항상 제가 먼저 연락을 하는 편입니다. 사실, 저는 저의 가족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거의 잊혀진 존재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8. 프로그래머로서 저는 한가지를 진득히 파고드는 편은 못됩니다. 어차피 지금 일하는 직장도 개발 업무를 요구하는 회사도 아니구요. C++은 굉장히 능숙하게 쓸줄 압니다만 최근 Trend는 잘 모릅니다. Java도 별로 불편한 것 없이 잘 씁니다만 역시 남들처럼 최근 Trend를 계속 모니터링한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으면 잊어버립니다. Erlang을 배웠는데 프로그램을 짤려면 계속 옆에 참고서를 두어야 하는 수준이고, Ruby와 Rails는 책도 한권 번역했습니다만 웹사이트 하나 개발할려면 진땀이 뻘뻘 납니다.

문득 내가 어디까지 와 있나 적어보고싶어서 이렇게 적어보니 웬지 비관적인 냄새가 절절 풍깁니다. 남들보다 열심히 산것 같은데 가진 것은 없고, 그다지 제대로 된 성취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계속 움직입니다. 이나이먹도록 살면서 딱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있다면, 계속해서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는 점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배우고, 배우는데 필요하다면 번역을 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으며, 남들이 알아주건 그렇지 않건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업을 하나 준비해서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혼자서 열심히 구현을 하고 있습니다.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아는 기술로 뭔가 세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물론 돈까지 생기면 더 좋겠지요. 실패하더라도, 저는 '움직여 보았으니까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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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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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나는 지금 어디에

    창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저는 소띠입니다. 나이로 치면 님과 별반 다르지 않네요..
    인생! 그것은 끝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어떻다고 평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문득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네.. 저도.
    가끔은 고개 숙이고 의기소침해 집니다. 그치만...
    멈추지는 않습니다.. 아니..
    멈추지 않으려고 애쓴답니다.
    어디로든..
    무엇을 향해서든...

    2008.08.22 22: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두루

    어쩌면 저하고...
    정신 연령이...
    비스므리...
    저랑 다른 점은,
    저는 웬만하면 안 움직입니다.^^

    2008.08.26 16: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