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4.08.04 10:20

Q: 프로그래머 남편이 수상해요


안녕하세요. 프로그래머 남편을 두고 있는 여성입니다. 남편의 행동이 아무래도 수상해서 이렇게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글을 남깁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부쩍 남편이 핸드폰 알림에 민감해요. 알림이 오면 꼭 컴퓨터 앞에 가서 앉고요. 앉았다 오면 히죽히죽 즐거운 표정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표정이 안좋아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몰래 핸드폰에 무슨 알림이 오나 본 적이 있는데, 한글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는 않고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요. 이메일은 아닌 것 같고요.


핸드폰 알림에 신경쓰는 남자들 대부분 바람 피는 거라던데, 내 남편도 그러는 걸까요? 


아. 퇴근 시간이 달라지거나, 부쩍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하진 않아요. 


A: 정상입니다


안녕하세요. 댁의 남편은 지극히 정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남편의 핸드폰에 StackExchange 같은 어플이 깔려있는지 살펴보세요. 이 어플은 대개 StackOverflow.com 같은 사이트에 연결되어 있는데, 프로그래머들끼리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노는 사이트입니다. 멋진 답변으로 채택되면 배지도 주고 점수도 주기 때문에, 의외로 중독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 점수가 환금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중독되면 곤란하긴 합니다.) 


전 세계의 프로그래머들과 질문/답변을 주고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알람이 울릴 수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취침할때는 무음으로 바꿔놓도록 신경써 주세요. 아니면 핸드폰 어플은 삭제하도록 권해 주시던지요. 웹에서만 보고 답변하도록 해 주시고, 가능하면 하루에 한 가지 정도의 질문/답변에만 집중하도록 해주세요. 너무 몰두하면 업무에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히죽히죽 즐거운 표정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은 점수를 땄다는 거고, 표정이 어두워져서 왔다는 것은 답변이 성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점수가 깎였다는 뜻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럴때는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어깨나 두들겨 주세요. 


이 사이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외국계 기업에 이직 기회가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이 걱정되어서 굳이 막으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물론 점수놀이에 몰두하는 게 좀 유치하게 느껴지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웃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ㅋㅋ 프로그래머라서 그런지 역시 ㅡ로그램에 일희일비하는군요

    2014.08.04 15: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