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01.14 14:33

전지전능의 역설 (Omnipotence paradox)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논리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가장 흔한 것은, '전능자는 자신이 들어올릴 수 없는 돌을 창조할 수 있는가'이다. http://en.wikipedia.org/wiki/Omnipotence_paradox


최근에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서 도킨스가 언급하여 유명해 진 전지전능 역설은  이와는 좀 다른 형태를 띤다. 이전의 역설이 '전능'이라는 단어에만 천착하였다면, 도킨스가 언급한 역설은 '전지하면서도 전능한 존재는 가능한가'[각주:1]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에 따르면,


1. 전지한 존재는 미래의 자신의 행위까지도 알 수 있어야 한다.

2. 전능한 존재는 미래의 자신의 행위와 결과를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3. 그렇다면 '전지하다'라는 말은 모순에 빠진다. 

4. 따라서 결과적으로 전지하면서 전능한 존재는 가능하지 않다


는 결론을 내린다. 


이러한 역설들이 대체적으로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신학자들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애써 왔다. 



'전지전능'이라는 문구가 실린 찬송가. 과연 전지전능한 존재란 가능한가.



Norman Geisler나 Richard Swinburne과 같은 기독고 쳘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전지전능의 역설에 답할 수 있다고 믿는다. 


Omnipotence, they say, does not mean that God can do anything at all but, rather, that he can do anything that's possible according to his nature. The distinction is important. God cannot perform logical absurdities; he can't, for instance, make 1+1=3. Likewise, God cannot make a being greater than himself because he is, by definition, the greatest possible being. God is limited in his actions to his nature. The Bible supports this, they assert, in passages such as Hebrews 6:18 which says it is "impossible for God to lie." This raises the question, similar to the Euthyphro Dilemma, of where this law of logic, which God is bound to obey, comes from. According to these theologians, this law is not a law above God that he assents to but, rather, logic is an eternal part of God's nature, like his omniscience or omnibenevolence. God obeys the laws of logic because God is eternally logical in the same way that God doesn't perform evil actions because God is eternally good. So, God, by nature logical and unable to violate the laws of logic, cannot make a boulder so heavy he cannot lift it because that would violate the law of non contradiction by creating an immovable object and an unstoppable force. This is similar to the Hebrews 6:18 verse, which teaches that God, by nature honest, cannot lie. -- http://en.wikipedia.org/wiki/Omnipotence_paradox


이러한 간단히 요약하자면, 신은 논리적으로 '어리석은' 일은 저지르지 않는다. 성경에 따르면 신 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있는데, 가령 '신은 거짓말할 수 없다'는 언급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신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므로, 할 수 없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가능하지 않다는 논리적 귀결로부터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상반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결론은, 전지는 가능하나 전능하지는 않은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신은 인간의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으리라는 결론이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창조된 순간에 이미 결정되어 있고 신은 그런 역사에 개입할 수 없으므로 (개입하여 바꾸려는 순간 '전지한 신'이라는 가정이 무너진다) 인간의 역사는 창조의 순간에 결정된 결정론적 연대기 순서로 흘러간다. (하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야훼는 끊임없이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므로 이런 신일 가능성이 적다. 인간 행위의 결과에 대해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 증거. 혹여나 그런 신이 되려면, '개입' 자체와 그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어야 한다. 이런 신 아래에서 '자유 의지'는 환상이다.) 


두 번째 결론은, 전능하나 전지하지는 않은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신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자유 의지를 증명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이 때 '전능'은 '전지'를 포함하지 않는, 'almighty'의 개념, 즉 어떤 존재도 신의 힘에 대적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전지하지 않다'는 것은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를 내포하므로, 인간의 자유 의지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미래는, 신조차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의지의 산물이다. 논리적으로 역설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는 Almighty God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스로의 '계획'을 완성하려면 인간의 삶에 끊임없이 개입해야 한다. 


두 번째 결론은 자연스럽게 '인격신'의 존재에 한 표를 던진다. (첫 번째 결론이 '인격신'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쪽이 좀 더 자연스럽다.) 즉, 기독교와 같은 종교가 이야기하는 '인격신'과 '인간의 자유 의지'는 두 번째 결론 아래에서는 논리적으로 조화로운 결론이다. (첫 번째 결론 아래에서는 환상에 불과하다.) 물론, 앞서도 언급했지만 '본성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는 신', '논리를 선의 부분집합으로 내포하고, 선함을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신'의 경우에 그렇다. 물론 이런 논리적 귀결이 '악의에 가득찬 신'을 논리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경적인 신은 '악의에 가득한 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간의 타락에 그토록 분노하는 신, 자신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는 행위에 그토록 분노하는 신은 분명 인격신이다. 그리스도의 등장, 죽음, 부활과 더불어 신약 성경에 덧입혀진 용서라는 개념 또한 '인격신'으로서의 야훼를 극명하게 증거한다. (인격을 갖춘 신이라는 개념은 기독교에서 인정하는 개념으로, 필자가 지어낸 것이 아님을 밝힌다.)


  1. 이와는 별도로, '전능한 존재는 유일한가'는 질문도 신의 존재를 궁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질문이다. 사실 전지전능한 존재는 둘일 수 없는데, 둘이라고 가정할 경우 (A와 B) A와 B는 각각 상대에게 특정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없다는 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전능'을 'Almighty' 수준의 개념으로 낮춰 잡아도 이런 모순은 해결할 수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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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widow7

    인격이란 신이 만든 피조물의 격인데 신에게 인격이 있을리가.....사람은 사람의 한도 내에서 신을 판단하는데 신에게 인격을 부여하여 '인격이 뛰어난 신'을 궁리해내는데, 신에게 왜 인격이 있겠는가....신은 성범죄자들보다 인격이 없을 것이야....인간이 아니니까....

    2013.01.14 1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모르고 있던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이네요. 말 장난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고 있겠지만, 프로그래머들에겐 딜레마를 제공하는 ㅅ합다.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2013.01.15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전지전능이란 단어에 관해 의구심을 품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글을 읽어보고 나니 정말 그러네요.
    전지와 전능이 함께 있는 것이 모순이 될 수 있네요.
    흔히 얘기하는 신은 전능한 신이 맞는 거 같네요.

    2013.01.22 04: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엣윽엑엑

    전능안에 전지도 포함되는거 아닌가요?

    모든걸 할수있다는 뜻이면 모든것에 전지도 포함되자나요

    전지도 마찬가지로 모든걸 알수있다면 전능할수있는법도 안다는 뜻이자나요

    2013.08.30 1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엑윽엑엑

    그리고 전능하다면 위에 적힌 논리적 모순 역시 논파가능하다는 뜻이자나요

    2013.08.30 1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