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4.01.02 09:40

용의자는 대단한 액션 영화입니다. 누군가는 용의자의 내러티브에 창의성이 결여된다고 언급하기도 한 모양입니다만, 사실 요즘 액션 영화의 줄거리는 대체로 '다 거기서 거기'죠. 그래도 그 정도의 의외성을 끌어내고, 결말에 이르는 순간까지 어색함 없이 (결말에 가까와지면 응? 싶은 부분이 두어군데 나오긴 합니다만, 애교로 봐 줄 수 있는 수준이긴 합니다) 끌어간 것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의외다 싶은 반전도 초반부의 복선과 맞물려 만족스러운 효과를 내 주고 있구요.



공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도 볼만합니다. 한 배우의 열정이 영화 전체를 온전히 지배하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죠. 박희순의 연기는 다소 오버스러워서 거북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만 (특히 초반부) 영화 후반에 가면 균형을 되찾습니다. 유다인의 기자 연기는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자기 몫을 충실하게 해 냈다는 느낌입니다. 


배우 조재윤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해 낸 조재윤의 연기는,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추적자'에서 건달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면서 명품 조연으로서의 가능성을 훌륭하게 입증해 보인 이 배우는, 주연 옆에서 주연을 빛나게 해 주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의 전범을 보여줍니다. 이런 역할로 성공한 배우로는 유해진, 오달수, 성동일 등의 배우가 떠오르는데요. 그런 배우들의 계보를 충실하게 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액션을 잡는 촬영입니다. 핸드 헬드(hand-held) 촬영이 대세이긴 합니다만, 거의 모든 장면에서 화면은 지나칠 정도로 흔들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저씨'의 촬영은 모범적이라 할 만 한데요. 핸드 헬드로 현장감을 높이면서도 액션을 감상하고자 하는 관객의 욕구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모든 배우를 관찰하죠.) 그래서 도무지 누가 누구를 어떻게 치고 어떻게 꺾고 어떻게 분지르는지 잘 감이 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앞자리에서 보시면 더 심합니다. ㅎ) 액션을 감상하러 간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복잡한 스토리를 깔끔하게 풀어낸 감독의 역량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만, 이 점은 아쉽습니다. 다음에 찍을 영화에서는 그 점을 좀 더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용의자를 보러갈 다른 관객 여러분께는, 한 가지를 조언하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뒷 자리에서 보세요. 그럼 훨씬 쾌적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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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