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10.22 13:14

Mashable의 기사에 따르면, http://mashable.com/2013/10/21/google-uproxy-internet-freedom/ 구글이 자유로운 인터넷 항해를 위한 uProxy라는 솔루션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솔루션은 Peer-to-Peer 형태의 게이트웨이(Gateway) 솔루션입니다. 크롬(Chrome)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extension)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며, 채팅과 같은 수단으로 합의된 두 사용자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인터넷 연결을 공유하는 형태의 기술입니다. 





두 사용자 간의 연결은 보안이 유지되므로, 일종의 개인화된 VPN (Virtual Private Network)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이 기술을 구현한 확장 프로그램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만, Tor 처럼 연결을 익명화(anonymize)하는 기술이 아니며, 파일 공유와 같은 기능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uProxy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빨리 받아보고 싶다면, http://uproxy.org/ 사이트에 방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해당 사이트에 소개된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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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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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2011.07.18 19:29
인터넷과 웹이 사람의 기억의 일부를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나온지 오래된, 그닥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사이언스 7월 15일자로 개재된 기사 "Searching for the Google Effect on People's Memory"에 따르면, 이제 사람들은 특정한 정보의 세부사항을 기억하는 대신, 그 세부사항을 찾아볼 수 있는 웹 사이트를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정보는 imdb.com, 저렴한 물건 정보는 danawa.com 뭐 이런 식이죠.

사실 이런 식의 기억 분산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보편화된 경향입니다. 백과사전을 뒤져 모르는 정보를 찾는 것은 그 한 예죠. 부부 간의 기억 분담 같은 것도 좋은 사례입니다. 공구 위치는 남편이, 양말 위치는 와이프가 더 잘 기억하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ㅎㅎ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기억 분산화가 전 지구적으로, 그리고 굉장히 일상적으로, 거의 모든 지식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종전과 다르다면 다른 점이 될 듯 싶군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피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컴퓨터에 입력한 정보에 대한 기록은 나중에 열람 가능하도록 컴퓨터에 남겨진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한 그룹에 대해서는 "컴퓨터가 해당 정보를 지워버릴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둘 중 어느 그룹이 자신이 컴퓨터에 입력한 정보를 더 잘 기억했을까요? 답은 후자입니다. 이 사람들의 두뇌는 마치 '곧 지워질' 정보에 대한 백업(backup) 장치처럼 동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로, 적어도 기억력에 있어서는 후자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우월한 결과를 보였죠. 즉,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사람들의 기억력이 상승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단순하게 보자면 컴퓨터나 인터넷은 사람들의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맞을 것 같습니다만, 정말로 그럴까요? 




다행스러운 것은, 사람들의 IQ는 최근 계속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겁니다. 이 추세를 일컬어, 플린 효과(Flynn Effect)라고 부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lynn_effect

인터넷과 웹, 그리고 사회의 정보화가 '기억에 대한 필요성'과는 역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플린 효과'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의 증가
2. 테스트 방식의 친근함
3. 지적 자극의 다양화
4. 영양학적 개선


어쨌든,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인터넷이 득세한다고 사람들이 아주 바보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인터넷에 내 기억 일부를 흩뿌린다고 해서 내가 기억할 다른 일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니까요. 기억해야 할 대상이 달라졌을 뿐일지도 모르는 거죠.

그리고 사실 현대사회는 인터넷과 같은 기억 보조도구가 일상적으로 활용되지 않으면 더 이상 정상적으로 운용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매일 매일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복잡해져 왔는지를 살펴보면, 동감하실 수 있을 듯.

마찬가지 이야기를 프로그래머들에게 적용해 보면, 사실 나이드신 프로그래머들은 좀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Eclipse와 같은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좀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죠. "우리 때는 전부 vi로 했었다구..." 이런 소리 아마 한두번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역시 우리의 짐작대로, 도구의 발전이 인간의 지적 능력까지 소모시키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는 좀 편하게 '도구 발전의 혜택'을 누려도 좋겠습니다.

소스 코드 관리와 같은 문제는 SVN이나 GIT에 맡겨두고, 남는 시간에는 보다 고차원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그런 혜택 말이죠. 아니, 자유라고 해야 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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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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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2011.07.08 13:11
요즘 IT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는 '클라우드' 입니다. 세상의 모든 정보와 서비스를 유틸리티(Utility)화 하겠다는 이 전략은 이제 단순한 개념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개념은 1969년 Leonard Kleinrock의 논문, "A Vision for the Internet"에서 언급된 바 있습니다.

As of now, computer networks are still in their infancy, but as they grow up and become sophisticated, we will probably see the spread of `computer utilities' which, like present electric and telephone utilities, will service individual homes and offices across the country.

결국 컴퓨팅이라는 것도 나중에는 하나의 유틸리티 처럼 될 것이라는 거였죠. 인터넷 발전과 더불어, 이 이상은 지금 실현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상이 올바르게 실현되려면, 한 가지 가정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전기와 전화같은 것은 '인프라'입니다. 어떤 것이 인프라로 취급될 수 있으려면, 그 성능에 대한 모든 측면이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다음에야, 거의 항상 정상적으로 동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유입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현재 인터넷은 인프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지면 네트워크가 다운되고, 특정한 컨텐츠에 대한 요구가 폭증하면 인터넷 접속이 올바르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일도 왕왕 있습니다.

결국,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데이터가 인터넷의 올바른 동작을 막는 일이 생긴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터넷은 다른 인프라와는 좀 다릅니다. 수도를 예로 들어봅시다. 수도관을 통해 유통되는 데이터는 '물'입니다. 물이 '수도관' 자체를 공격하는 일은 없습니다. 수도 사용자가 늘면 물 공급량이 부족해서 물이 찔끔찔끔 나오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있어도, 물이라는 데이터가 수도관이라는 인프라 자체를 못쓰게 만들어 버리는 일은 없습니다. 물에 바이러스를 뿌린다고 해도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타격을 입을 지언정, 수도관이라는 인프라가 고장나 버리는 일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죠.

하지만 인터넷의 경우는 확실히 다릅니다. 데이터를 조작하면,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인프라를 망가뜨리는 일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인터넷이 자신이 유통하는 데이터의 코드를 '해석'해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돌아다니는 데이터의 앞부분에는 '헤더(header)'라는 좀 특별한 종류의 데이터가 붙습니다. 이 데이터를 해석해서 인터넷 장비들은 데이터를 '어디로 보낼지' 그리고 '어떻게 처리할 지'를 결정합니다. 문제는 이 헤더라는 것이 '조작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생각해보면 인터넷에 붙어 있는 모든 단말과 장비들은 유통되는 데이터들을 어떤 식으로든 해석합니다. 그 해석 메커니즘을 교란하여 단말에 해를 끼치는 코드를 우리는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인터넷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코드를 우리는 때로 '웜(Worm)'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인프라'의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면, 우리는 가급적 인터넷을 구성하는 장비들이 (단말은 제외합시다. 결국 단말들은 수도관을 통해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마시는 사람들과 같은 존재들이니까요) 데이터의 내용을 해석하지 않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데이터를 조작해서 네트워크 자체를 교란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현대 네트워크는 헤더 없이는 동작하지 않습니다. 이는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는 데이터가 전적으로 목적 지향적이기 때문입니다. 물은 어디로 배달되더라도 그저 물일 뿐이고, 전기는 어디로 배달되더라도 전기일 뿐입니다. 원하는 양만큼만 배달될 수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배송되는 데이터는 반드시 '사용자가 원한 바로 그 데이터'이어야 하고, 내가 접속한 '바로 그 웹 사이트'로부터 만들어진 데이터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인프라로의 격상'을 원하는 인터넷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데이터와 네트워크의 전쟁을 목도하는 많은 네트워크 연구자들은, 바로 이 지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내 놓은 아이디어는 이런 겁니다. 수도관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사람들은 수도관에 자기 위치를 전송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릅니다. 위치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가 인터넷에 전달되지 않으면 (IP 주소라고 하죠) 인터넷에서 정보를 받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위치 정보를 인터넷의 핵심 부분에서 가급적 떼어 놓도록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IP 주소는 기존의 인터넷 망에 흡수해 버리고, 사용자는 IP 주소와는 무관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자는 방안입니다. IP 주소는 인터넷을 포설하는 데만 쓰고 (마치 수도관 처럼요) 사용자는 자기가 원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만 명시하면 그 데이터를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이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1) 네트워크를 공격하려는 사용자가 IP 체계를 교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2) 네트워크 사용자는 데이터 중심적으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아이디어들을 묶어 '미래 인터넷(Future Internet)'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 단말들이 깔리고, 바야흐로 세상이 유틸리티로서의 컴퓨텅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이 예전같이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야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네트워크 연구자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인터넷 사이의 전쟁은 사용자들에게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마치 사이버 공간에서 진행되는 서바이벌 게임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네트워크가 예전같지 않다고 서비스 제공 업체들을 너무 나무라지는 마세요. 인터넷을 정말로 뛰어난 인프라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애쓰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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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emely Agile/General2011.04.05 17:41
http://ringblog.net/1934 그만님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있는 주제지만, 카카오톡이 유발하는 keep-alive 성 트래픽이 단단히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 특히 카카오톡 서버가 재부팅 되거나 재배치되는 경우에 증상이 심화되는 듯.

망 중립성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무래도 망이 좀 더 지능화 되어 '카카오톡 오버레이(overlay)' 같은 게 제공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듯. 그렇게 되면 카카오톡 회사는 타인의 트래픽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ISP (Internet Service Provider)로부터 오버레이 회선을 구매하고, 그 오버레이 회선으로만 자사의 트래픽을 유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회선에 완벽한 QoS를 구현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트래픽은 침해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인터넷을 통한 '가상 회선별 QoS' 이야기는 NGN(Next Generation Network)이야기 나오면서 가장 크게 대두되었던 화두 중 하나인데 아직까지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고, 그럼에도 사람들은 벌써 NGN을 넘어 '미래 인터넷'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벌써부터 '미래 인터넷'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마 '현존하는 IP 프레임워크 위에서' 인터넷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가 굉장히 곤란해 보이기 때문인 듯. (이렇게 저렇게 다 해봤는데 안되더라 하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인데...)

사실 인터넷은 이미 '범 지구적인 인프라'가 되어 있지만, 아무도 그 인프라가 '정말로 안전한지', '정말로 예측가능한지' 모른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인프라로 불러서는 안된다. 왜냐? 인프라는 공공재적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상수도도 인프라라고 부를 수 있고, 하수도, 전력 공급 시설 전부 인프라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인프라들은 예측 가능하다. 어떤 장애가 생겼을 때 어떻게 동작하게 될지, 예측이 가능하단 소리. 그래야 그 공공재에 기반하여 생활하는 사람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은 그렇지 않다. 웜 바이러스가 뿌려졌을 때 인터넷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마 모두들 기억하시리라. 이런 건 인프라가 아니다.

이런걸로 만든 뭔가는 인프라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카카오톡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인프라가 아닌 '무언가' 위에 '우리 삶을 해피하게 해 줄' 뭔가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도 그렇고 '해피하게 해 줄 뭔가'를 만드는 사람도 그렇고, 전혀 해피하지가 않다. 

이 사태가 원천적으로 해결되려면 우리가 쓰는 인터넷이 좀 더 예측 가능하게 바뀌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인터넷은 선언적(declarative) 기술에 기반한 것이어야 하고, 증명 가능(provable)해야 한다. 현재 인터넷 기술을 구성하는 요소 중 많은 것들은 증명에 기반한 것도 아니고, 선언적이지도 않다. 프로그래밍 언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절차적이다. 그냥 그렇게 하니까 돌아가던데? 라는 말 쪽에 좀 더 가깝다. 

우리는 인터넷이 갖고 있는 이 '원천적인'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설계하는 사람이나 그 위에서 돌아가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No.1 인터넷 강국이라서 그런 연구 하기 걸맞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인터넷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솔루션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아마 대한민국이 그런 일 하기에 썩 적합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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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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