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8.03.30 13:19
요즘 올블로그가 블칵 입사 합격 취소 통보를 받은 희주님 문제로 들썩들썩 하더군요. 머라고 말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블로그칵테일 측의 사과문을 보다 보니, "인사가 만사"라는 오래된 격언이 생각나더군요. 물론 이 격언에서의 '인사'는 사람을 뽑는다고 할 때의 그 '인사'와 의미가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P

사람을 뽑는다는 것과 관해,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보겠습니다.

1.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만, 면접 만으로 그 사람을 전부 100% 파악할 수는 없으므로, 사실 '그 사람이 내가 원하던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함께 오랜 시간을 지내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면접만으로 그 사람에 관한 모든 불확실성(Uncertainty)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애자일 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아마 이 불확실성을 최종 불확실성(end uncertainty)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최종적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될 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2.
면접을 아무리 열심히 봐도, 그 사람에 대한 "추정치(estimate)"의 정확도는 100%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면접에 드는 노력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추정치의 정확도가 급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을 흔히 "수확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returns)"이라고 합니다.

3.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연구소에, 제 연구소 선배님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출장을 갔을 때 이 선배님을 잠깐 찾아뵈었는데, 선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면접을 보는 사람들이 보통 자신이 어떤 식으로 평가될 지를 예측하고 오기 때문에, 면접이나 시험 만으로 부적절한 사람을 100% screening할 수는 없다." 이런 현상을 평가 예측현상이라도 불러도 될 것 같군요.

A.
잘못된 인사로 오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평가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한편으로는 그렇고, 한편으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더 강력한 평가체제는 "실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운영에 필수적인 "인간성"이나 "태도"까지도 더 잘 평가할 수 있을까요? 아마 현존하는 평가체계 중에, 인간성이나 태도를 계량화할 수 있는 건 없을 겁니다. 이런건 그야말로 '살아봐야' 아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인간성"도 좋을 거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정말로 그래서 그런게 아니라, 보통 "인간성"이 나빠서 발생하는 위험부담이 "실력"이 나빠서 발생하는 위험부담보다 작지 않을까하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간성 쪽이죠.

이런 두 가지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방법은, 수직하향적(waterfall) 면접 체계 대신 인턴쉽(internship)이나 프로젝트 기반 면접체계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시험적으로 함께 일해보게 하거나,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하여 과연 채용해도 될만한 사람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도 평가 예측 현상이 개입될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협업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한번 '살아보면' 확실히 알수 있죠. 인턴쉽을 하기 곤란하다면 면접을 보는 사람들끼리 함께 며칠간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구요.

B.
작은 회사일수록 잘못된 채용으로부터 오는 위험부담이나 피로감이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연봉제로 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수 있겠습니다만, 작은 회사일수록 1년도 크게 느껴지고는 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위험부담도 의사소통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treme Programming에서는 Pair Programming을 통한 보다 긴밀한 협업 형태의 의사소통을 제안합니다. 이런 형태의 의사소통이 처음에는 낮은 수준의 숙련도를 보여주던 프로그래머를 그 이상의 레벨로 끌어올린 사례는 다양한 곳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형태의 의사소통이 항상 유효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조직의 구성원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을 때에는, 그 구성원과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선입견이 끼어들 여지가 많아집니다.

C.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가능한 한 "채용 취소"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에 관한 일에는 불확실성이 더욱 높기 떄문에, 그 선택이 "Global Optimum"일 가능성은 굉장히 떨어집니다. Local Optimum인지도 아마 확실하지 않을 걸요.

거기다 "채용 취소"라는 단어에서는 어쩐지 "이 조직은 내부 구성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할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보는 조직입니다" 같은 냄새가 풍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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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