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9.01.14 09:17
며칠전 아는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유재석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꼭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나도 고단한 프로그래머 따위는 집어치우고 진작 연예인이나 되었을 것을..."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로서 성공하고자 애쓰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으로 성공하고자 애쓰지만 성공하지 못합니다. 확률이 낮기는 프로그래머로서 성공할 확률이나, 연예인으로 성공할 확률이나 비슷합니다. 유재석도 무명의 세월을 7~8년 겪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겨우 성공의 꽃을 피운 거죠.

옛날 도목수 석이 제나라의 곡원 땅에 이르렀다. 그는 사당의 신목으로 심어져 있는 상수리 나무를 보았다. 그 크기는 수 천 마리의 소를 덮고, 그 둘레는 백 아름이나 되었다. 그 높이는 산을 굽어보며, 열길 위에야 가지가 뻗어 있었다. 가지는 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수십 개나 되어, 구경꾼들이 저자를 이루었다. 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제자가 그 까닭을 묻자, 석이 대답했다. "못쓸 나무다. 그것으로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곽을 짜면 이내 썩어버리며, 그릇을 만들면 쉽사리 깨어지고, 문짝을 만들면 진이 배어나오며, 기둥을 세우면 좀이 슬어버린다. 이처럼 쓸모가 없어서 오래 산 것 뿐이지."

도목수 석이 집으로 돌아오자 상수리 나무가 꿈에 나타나 말했다. "그대는 나를 어디에 비하려는가? 나를 문목에 비하려는가? 저 아가위, 배, 귤, 유자, 오이 따위는 열매가 익으면 바로 벗기어져 욕을 당한다. 심지어 큰 가지는 부러지고 작은 가지는 휘어진다. 이는 그 능력으로 인해 자기의 삶을 괴롭히는 셈이다. 천수를 다하지 못한 채 일찍 죽는 것은 세속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세상 일이란 다 이와 같다. 또한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지 오래 되었다. 죽음이 가까워진 이제야 이 뜻을 이루어 나의 대용(大用)이 된 것이다. 만약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어찌 이처럼 자랄 수 있었겠는가?"

- 장자
장자가 하려던 말이 제가 하려는 말과 같지는 않겠습니다만, 가끔 자신의 인생에 성공이 너무 늦게 찾아오는 것 같아 고민스럽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쩐지 이 대목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무명으로 사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건가...ㅋㅋ"

매미와 작은 비둘기가 붕새의 모습을 보고 비웃는다.

"우리는 재빠르게 날아야 겨우 누릅나무나 박달나무에 닿는다. 그러나 때로는 이르지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지는 수도 있다. 그런데 어찌 구만리 상공에 올라 남쪽 바다에 닿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교외로 나가는 사람은 세 끼의 밥만 먹고 돌아와도 배고픈 것을 모른다. 그러나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이미 전날 밤부터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달 전부터 양식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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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