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1.10.28 12:34
IEEE Spectrum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The Making of Hardware - How five friends engineered a small circuit board that's taking the DIY world by storm" 번역하자면 '어떻게 다섯명의 친구들이 DIY 세상을 휩쓴 자그마한 회로판을 고안하였는가' 정도 되겠군요. 

아두이노 보드는 이 한 줄의 기사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아주 자그마한 하드웨어 보드입니다. 설계부터 구현까지 그 자산이 전부 공개 되어 있기 때문에, $30 정도의 가격에 아두이노 보드를 구매할 수도 있고, 그 돈도 내기 싫은 사람은 설계도를 보고 스스로 보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Cortex-M3 ARM 프로세서에 기반한 아두이노 Due 보드가 오리지널 아두이노 팀에 의해 공개되었습니다.  

아두이노 팀과, 새로 공개된 보드



위의 사진은 아두이노 팀과, 새로 공개된 보드입니다. 한 눈에 봐도 썩 젊은 분들은 아니로군요. '엄마도 할 수 있는 DIY 하드웨어'를 만들어 낸 팀 답게, 표정에서 '나는 재미로 이런 짓을 한다'는 느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즐겁게 하다 보면 명성은 따라 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분들을 보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아두이노를 이용한 자작 사례입니다. 아두이노를 통해, 어떤 위치에 손가락이 올라가 있는지 센싱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센싱된 결과를 사용해 모터를 구동시키고 있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아두이노를 사용해 8x8x8 짜리 큐브를 만든 것인데, 거의 예술작품의 경지에 가깝습니다. 작은 보드 하나와 프로그래밍 기술이, 어떻게 놀랄만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입니다.

사실 아두이노 보드에 사용된 기술이 어렵고 대단한 것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그럼 왜 아두이노가 이처럼 히트를 치고 있는 걸까요? 아마 그 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엮어 프로그램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하드웨어야 인텔 CPU 꽂힌 보드를 구입하는 쪽이 성능 면에서는 더 낫죠. ㅎㅎ 하지만 인텔 보드를 구입해서 일반 사용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요? 

아두이노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단순화 시키고 프로그래밍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하드웨어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창조적인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뭔가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는 그것이 본질적으로 (1) 쉬운 것이어야 하고 (2) 저렴해야 하며, (3)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널리 퍼진 IT 기술들은, 그것들이 인프라로 분류될만한 기술들이 아닌 다음에야 다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것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재미라는 것은 사실 '내 마음대로 고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오는 것들이죠.

사람이 소유하는 물건들은 대략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가구, (2) 애완동물. 가구는 사놓고 한번 만족스러워 하면 땡인 물건들이고, 애완동물은 끊임없이 보살펴주어야 하는 어떤 것들이죠. 아두이노는 애완동물 쪽에 가깝습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폰도 그렇죠. 피처 폰 같은 것은 아마 가구 쪽일 거에요.

어떤 제품이 성공할지를 점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재미있는지'를 살펴보세요. '애완동물'처럼 다룰 수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곧 잊혀지게 될테니까요. 애완동물이 갖는 중요한 속성중에는 '과시' '자랑' '소유' '탐닉' 같은 것도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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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