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4.06.13 15:52

나이 43에, 남들은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도 벌써 잡았을 나이에 면접을 봤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애들 키우고 부모 부양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찾아서다. 물론, 주말부부는 각오했다. 대전 땅에는 쓸만하고 돈 많이 주는 IT 기업 찾아보기 어려우니, 서울 근방으로 튀겠단 소리다. 


물론 이런 결정에 가족들이 쉽게 동의했을리 없다. 아이들은 아빠와 떨어질 걱정에 한숨이고, 애들 엄마는 남편 없이 자식 키울 생각에 한숨이다. 그나마 큰 녀석이 "아빠가 더 좋은 일 하게 되면 난 괜찮아" 해 준 것은 위안이다. 큰아들 답게 이제 제법 듬직하다.



인생이 밟는 대로 굴러가주는 자전거 같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



그러나 막상 치른 면접 시험은 그야말로 식은땀이었다. 14년 직장 생활동안 이런 저런 인간들과 프로젝트 사이에서 산전수전공중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했건만, 기술 이야기만 나오면 들뜨는 버릇도 고치질 못했고 시험 문제만 마주하면 평소보다 긴장하는 버릇도 그대로였다. 하긴 지금도 발표 전날에는 잠 못 이루는 것이 다반사이니, 그런 새가슴으로 면접이나마 우아하게 잘 치렀을까. 


그러니 대전으로 차를 몰아 돌아오는 길 내내 들었던 생각은, 아 좀 더 젊었을 때 개발자로서 더 큰 일에 도전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였다. 젊고 패기 넘치고 머리 쌩쌩 잘 돌아갈 때는 빈둥빈둥 일하다가, 왜 사십줄을 넘기고 나서 갑자기 일에 열정적이 되어가지고는 이런 저런 일들을 만들고 다니는 것일까?


평균 수명도 늘어난 판국에 십년 정도 늦은 거야 아무 것도 아니라지만, 한해 한해 지나갈 때 마다 얻을 것 보다는 잃을 것이 많아지는 나이. 그래도 아직은 다행이다. 정년까지 몇년이나 남았나 세는 걸로 소일하는 막장까지는 치닫지 않아서. 


부디 앞으로 10년동안 더 많은 배움으로 즐거워 할 일이나 많았으면, 소망해 본다.


PS. n-way merge에는 PriorityQueue를 쓰면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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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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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비밀댓글입니다

    2014.10.26 03:39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