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8.02.04 04:46

앞선 글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루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 살펴봤다.


그러나 말했듯이 직장에서 생기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온전히 소거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절에 가도 그런 스트레스가 있고, 수도원에 들어가도 그런 스트레스는 생긴다. 사람과 함께 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조직이 있는 한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다. 문제는 그 수준이 어느 정도냐다.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가 어떤 임계치를 넘어서면, 조직원으로부터 대략 두 가지 정도의 반응이 나온다.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대체 왜 그런 일에 업무 시간을 써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회사에서의 커뮤니케이션도 업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두 번째 반응은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해석은, 회사에서 일하는 개인들을 지나치게 얕잡아 보는 것이다. 설마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회사에 입사한 사람들이 일과 사생활도 제대로 구별 못하겠는가? (물론 간혹 가다 그런 사람도 있긴 하다.) 


따라서 두 번째 종류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질책하기 보다는 그 반응이 어디서 오는지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은 조직이 해야 하는 일이다. 


조직의 책무


조직에게 이런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조직이 깨닫지 못하면, 다시 말해서 구성원의 스트레스 레벨 관리 또한 조직이 응당 신경써야 (not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임을 깨닫지 못하면,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아마 다른 직장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해당 조직 입장에서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미리 미리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문제를 관리하는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관리자 레벨에 있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허브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관리자이므로, 그런 사람들에게 있는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관리자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다루는 데 능숙하면 조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지만, 관리자가 아무 생각이 없거나 자기 멋대로면 그 관리자에 연결된 모든 구성원들이 대단한 피해를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마 실제로 관리에 들어가보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겠지만,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대체로 관리자 때문에 생긴다 (목소리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자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상향평가를 어느 정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상향 평가를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느냐이다. 한국은 암묵적인 도제식 군문화가 지배해왔던 사회라 상향 평가에 굉장히 민감했었지만 (대기업일 수록 더 그렇다) 최근들어 상황이 많이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일단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관해서 만큼은 상향 평가를 시작하고 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IT 관련 개발조직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실무레벨 개발자들이 그럴 것이다). 


그러니 '어떤 식으로 해야 하지?'라는 문제에 너무 골몰하지 말고, 일단 하고 보자. 모 회사 처럼 트위터 스타일로 한줄 평만 받아도 좋다. 일단 하기 시작하면 큰 도움이 된다. 


IT 프로젝트의 어쩔 수 없는 오버헤드(?)들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를 적절히 관리하는 또 한 가지 요령은, IT 프로젝트 진행 과정상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의 상당수는 (스탠드 업 미팅, 요구사항 회의, 디자인 리뷰, 코드 리뷰) 개인의 창의성과 시간을 측정 가능한 수단으로 환산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관리상의 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모든 개발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이런 오버헤드는 공장에서 공정관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절차와 같은 수준의 오버헤드기 때문에, 사실 제거할 수 없다. 그런 것 까지 안하는 조직은 보통 그만 그만한 수준의 소프트웨어만 만들어내다가 망하게 마련이고, 그런 곳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보통 더 크고 유명한 회사에 가서 왕창 깨져보고 나서야 왜 그런 절차들이 필요했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이걸 납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로젝트 괸리에 숙달된 사람을 적어도 한 명 이상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보지 않으면 믿지도 않는 것이 사람 심리고 개발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젝트의 '공정'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알도록 해야 잡음이 생기지 않는다. 기한에 맞춰서 납품만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가 아니다. 리스크를 지정 수준 이하로 괸리하는 것이 그 핵심이고, 그 노하우를 활용하지 않으면 결국 그 결과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은 개발 당사자다. 그 사실을 똑바로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직장인의 커리어 관리에 관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이직 준비중인 2년차 개발자입니다.
    본문에 나온 내용에 공감하고
    그것 때문에 이직을 준비중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8.03.25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Thoughts2017.12.31 11:21

앞선 글에서는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쉬우면 스트레스가 아니다. 정말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이것 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스트레스의 한 가지 요인으로 '욕심'과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거의 모든 문제가 이 두 단어에 연결되어 있지만, 스트레스가 드러나는 표면적인 양상만 두고보면 그 두 가지로 쉽게 치환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인간관계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는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일하기 위해서 간다. 그런데 막상 입사하고 보니 정작 일로 받는 스트레스보다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 같다. 가령 이런 식이다. 


"저, 이 일을 작년에 진행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브리핑을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바빠요. 담주 까지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나오면 그 일은 담 주 까지는 진행하기 어렵다. 좀 친절하게 이야기했으면 모르겠는데, 말투까지 으시딱딱하면 절로 열까지 받는다. 내가 저런 인간하고 같이 일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싶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이 번은 여사원의 경우다. 열심히 일하려고 입사했는데, 내가 비서인줄 아는지 커피를 타오라지 않나, 회식자리에서 술만 거나하게 취하면 정신머리를 안드로메다 너머에 널어놓고 왔는지 평소에는 꿈도 못꾸던 스킨십을 해 대는 동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회식 다음날만 되면 정말 다들 꼴보기 싫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이런 것도 당연히 인간관계 스트레스다.


이 쯤 되면 이런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인간관계를 하려면 내가 SNS를 하지 회사에 입사했겠냐?"


앞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인간은 자기가 가장 시간을 많이 쏟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러분이 인간관계에서 굉장히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은 그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 가운데 상당수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물론 회사가 코드 공장이 아닌 만큼, 회의 없이 또는 어떠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도 없이 자리에 죽치고 앉아서 코드만 생산하는 식으로 꿈같이 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회사 생활을 지배할 정도로 커졌다면 문제다.


그럼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아쉽게도 개인적인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전부 해결하려면 도인이 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가능하긴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그런 도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 번 짚어보고 넘어가자.


그런 도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핵심적 역량은 다음과 같다.


  • 자기 자신을 회사의 부속품으로만 여길 것

  • 일에 지나치게 많은 개인적 가치를 부여하지 말 것

  • 나는 남보다 못하다는 마음 가짐을 '진심으로' 가질 것

  • 자기 일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길 것

  • 기술적인 말만 할 것

  • 아무런 생각 없이 즉시 신고할 것


그 각각의 의미는 사실 이 글을 읽는 각자 조금만 고민해도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필자만큼 게으르다는 가정 하에 한 번 하나씩 짚어보고 넘어가보자.

첫 번째. 자기 자신을 회사의 부속으로만 여기는 마음가짐은, 자기 자신을 뭔가 중요한 존재로 여기는 마음가짐을 거세함으로써, 자존심이 상처받을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준다. 진심으로 겸손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보통 스트레스는 자존심이 조각날 때 찾아온다.

두 번째. 일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일이 지체되었을 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일은 일일 뿐이다. 그 일은 지구를 구하는 문제와는 대체로 아무 관련이 없으며, 데드라인이 오기 전까지 잘 마무리되기만 하면 여러분의 승진이나 성장에도 대체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 아마 이런 글 따위를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세 번째. 첫 번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겸손한 자만이 밤에 쉽게 잠들 수 있다. 겸손하라. 숙면은 스트레스에도 그만이다.

네 번째. 두 번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 몫의 일을 제 때 정확히 올바르게 끝내는 데만 집중하라. 그러면 '저 새끼 때문에 일이 지연되고 있어!' 라거나, '내가 저 인간 때문에 시간을 얼마나 낭비했는지! 왜 저 인간과 한 팀인거야!' 같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는 아마 관리자가 아니며, 그저 개발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팀 내의 특정 직원 때문에 생기는 프로젝트의 지연은 관리자가 해결할 몫이지 여러분 문제가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그가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자. 여러분 일도 아닌 일에 시간을 낭비하면 피곤해진다. 관리자가 해야 할 일까지 가로채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관리자도 월급을 받는데.... 물론 관리자가 여러분에게 그런 일을 떠 넘겼을 때는 다른 문제다.

다섯 번째. 말했듯이, 사람은 가장 많이 시간을 쓰는 일에서 가장 많은 실수를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만일 다변가라면, 그 만큼 여러분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니가 몰라서 그렇지). 그러니 회식 자리가 아니라면 기술적인 이야기만 하도록 하자. 여러분이 쓸데 없이 내뱉은 말이 비수가 (스트레스가) 되어 여러분 가슴에 되돌아와 꽂히는 일이 없도록 하자. 

여섯 번째.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신고하거나 매니저에게 알리자.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터넷 덕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세상이 달라졌음을 한 번 믿어보도록 하자. 

(다음에 계속)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좋은 말이네요 다음 글도 기대해봅니다 ㅎㅎ

    2018.01.16 0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주니어 개발자입니다. 좋은 글에 치유받고 갑니다!
    종종 들려서 치유하고 가겠습니다. 선배님.

    2018.01.18 0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Thoughts2017.12.28 06:26

공기업 생활을 십삼년간 하고 팔자에도 없는 사기업 생활에 도전한지도 어언 삼년이 훌쩍 넘었다. 새해를 맞아 그 삼년 간 깨달은 것을 몇 번에 걸쳐 적어 보려고 한다. 오직, 그저, 까먹기 전에. 


아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를 교훈들이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는 모름지기 '인생은 케바케'라는 대전제에 입각하여,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 말씀도 드리고 싶다. 세상에는 이 글보다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들이 차고 넘친다. 이 글에서 말하려는 교훈들이 여러분의 성에 차지 않는다면, back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다.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가  


스트레스 없는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가 어디에서 오는지 부터 깨달아야 한다.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스트레스는 보통 여러분이 잘 하는 것에서부터 온다. 잘 못하는 것으로부터 오지 않는다. 


여러분이 수영 초보자라고 하자. 수영 초보자가 수영을 잘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매일 같이 물을 먹어도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좀처럼 없다. 물을 먹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수영 초보자가 수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대체로 언제부터 시작되느냐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것 같은데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다른 초보자가 보기에는 꽤 잘 하는 것 같은데, 자기 자신이 슬슬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생긴다. 


달리 말해, 스트레스의 근원 중 상당수는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이다. 잘 하지만 더 잘 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 자기 기대에 못 미칠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여러분 중 상당수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개발자의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 개발에 남들 보다 재능이 있는 것 같아서 개발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개발이 재미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개발에 뛰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직장을 잡고 일을 하는 순간 부터 개발이라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 되어 버린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힘들다. 왜인가? 


생각만큼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동기에게 치이고 상사에게 지적받고 매니저에게 혼난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기 능력에 회의가 생긴다. 이러니 스트레스를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다. 힘들고 불행하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 


이런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당장의 자기 감정만 살피는 근시간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다음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실패야 말로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 깨지면서 배운 것들이 가장 오래 간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뒤집어 말하면 케케묵은 공자님 말씀이란 소리다. 다시 말하면 하나 마나 한 소리이며 피부에 잘 와닫지 않는다는 소리이다.

그러나 이런 '하나 마나' 한 소리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인류 공통의 교훈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필자는 공기업 생활을 13년간 했는데, 이 기간 동안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건, 개발자로서 개인적 실패 경험이 0에 가까왔다는 것이다. 당연히 자존감(또는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으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오만 방자한 인간 같으니'하면서 수근 댔을 것이나 듣지 못했다. 개발자로서 실패한 적이 없으니 당연히 스트레스 또한 0에 가까운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13년간은 개발자로서 나에게 해 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 오만 방자했던 시간 덕에 사기업 이직의 꿈을 꾸었고 지금은 아마존 미국 본사에까지 와 있으니 딱히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다고 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긴 하지만, 사기업으로 이직한 뒤에 내가 겪었던 오만가지 수모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은 꽤 정확한 수사다. 왜? 내가 시니어 엔지니어로서 주니어들에게 보여줄만한 경험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그 때 가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개발자로서 실패하고 깨지는 경험을 좀 더 일찍 했으면, 40대 중반에 개발자로 살면서 이렇게 피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 그러니 여러분이 지금 직장에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것이 여러분이 매일 같이 겪는 실패의 경험 탓이라고 하자. 최소한 그것은 몇 가지 긍정적인 사실을 드러내 준다. 첫 번째는 여러분이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이며, 두 번째는 그 경험들이 여러분을 진정한 개발자로 단련시켜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 오히려 더욱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렇다면 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뒤 이은 글에서는 그 '다른 이유들'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