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9.06.08 13:10
예전에 분노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그 이후로 분노에 대한 책도 읽어보고, 자료도 찾아봤습니다. 그 결과로 알게된 사실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분노는 자극 + 평가의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분노를 촉발시키는 것은 외부 자극(stimulus)입니다만 자극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분노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분노의 진짜 원인(cause)는 그 자극에 대한 평가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시다.

A: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셨다니... 그때 좀 넉넉하셨나봐요?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이 말 자체가 아니라, 이 말에 대한 평가(evaluation) 입니다. 이 말을 빈정거림으로 받아들이면 그 때 부터 분노가 시작됩니다. 가령 위의 말에 이렇게 대답하게 되면 그 때 부터는 손쓸 수가 없게 됩니다.

B: 네 좀 많이 봤었죠. 뭐 보태주신 거 있어요?

이런 대화 유형을 폭력적 대화(violent communication)라고 합니다. 폭력적인 대화를 통해 분노를 드러내게 되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나빠집니다. 분노를 흔히 '제어해야 할 무엇'으로 보는 이유는, 분노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가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2. 비폭력적 대화 (Non-violent communication, NVC)

폭럭적 대화는 분노를 표출하는 개인의 필요(need)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타인과의 관계만 나쁘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개선하려면, 분노는 어떤 필요가 충족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대화의 경우, B는 A에게 자신이 영화를 많이 본 이유가 무엇이라는 점, 그리고 돈이 많아서 영화를 보고 다닌 것이 아니라는 점 등등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기 애인이 자주 연락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났다고 해 봅시다. 이 경우 자극은 '연락을 자주 하지 않음'이고, 이 자극을 분노로 바꾼 진짜 원인, 그러니까 평가는 '애인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 같은 것입니다. 충족하고 싶은 필요는 '애인이 자주 연락을 해 주거나, 연락을 못할 경우에는 자신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입니다. 다음과 같이 폭력적으로 대화를 해 버리면 (그러니까 자신이 '평가'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해 버리면) 필요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점점 낮아집니다.

A: 너 혹시 다른 사람 생겼냐? 그게 아니면 전화한통 하는걸 왜 그렇게 힘들어 해?

비 폭력적 대화를 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평가를 한 내용은 말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A: 하루에 한 번 정도라도 연락을 못하면 내가 좀 답답하다. 연락 못할 때에는 미리 바쁘다고 문자라도 한 번 해 주었으면 좋겠어.

비 폭력적 대화의 장점은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 중 한 사람만이라도 비폭력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대화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런 쪽으로 유도된다는 점이고, 그럼으로써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데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 전개되는 대화들을 보면, 폭력적 형태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익명 게시판에서 진행되는 토론이나, 익명의 댓글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형태의 대화는 상대방을 납득 시키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나중에는 일방적인 비난 같은 것으로 전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The Surprising Purpose Of Anger (Paperback) - 10점
Rosenberg, Marshall B., Ph.D./Independent Pub Group

분노와 비폭력적 대화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알고 싶으시다면, 사진에 나온 책을 참고하세요. 얇은 책인데,내용은 나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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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가끔은 쬐끔씩은 화내고 사는게 더 낳은것 같아여

    2009.08.25 04: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