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ly Agile/TDD2008.02.17 11:28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문제들 중 상당수가 (특히 C/C++ 프로그래머의 경우) 메모리 문제입니다. 메모리 문제는 찾아내기도 어렵고, 교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잘못된 메모리 사용이 실제 어떤 형태의 현상으로 드러나게 될지를 단언할 수가 없는 탓입니다. 특히 Java같은 언어는 메모리를 할당하는 과정은 프로그래머가 통제할 수 있지만, 메모리를 반환하는 과정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메모리 문제를 발견하기도 어렵고 교정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Java 프로그래밍을 하는 와중에 험한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Effective Java같은 책을 잘 읽어야 합니다. X-)

C/C++ 프로그래밍 언어의 경우에는 메모리를 조작하는 데 있어 프로그래머가 갖는 자유도가 꽤 큽니다. 그래서 메모리를 엉뚱하게 조작하는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Unix 계열 운영체제에서 C나 C++로 프로그래밍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모리 관련 문제 탐지 기법들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기법들은 '잘못된 메모리 참조가 발생할 경우 그 사실을 보고해 주는' 형태를 띠고 있으며, 워낙 그런 기법에 대한 수요가 컸기 때문에 그 일부는 이미 운영체제에 붙박이로 제공되고 있기도 합니다.

가령 Linux 같은 경우는 bash 상에서 MALLOC_CHECK_ 환경변수의 값을 1로 만들면 heap curruption이 발생했을 경우 진단 메시지가 화면에 출력되고, 2로 만들면 그 즉시 실행중이던 프로그램이 종료됩니다. 디버깅을 하다보면 heap curruption이 발생하는 시점과 프로그램이 SIGSEGV를 받는 시점이 달라서 디버깅하기 곤란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 유용합니다. 적어도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시점'과 '프로그램이 죽는 시점'을 똑같이 만들 수 있거든요. (printf에 의존적인 디버깅을 하시는 분들께는 이런 기법이 특히 유용하죠.) Solaris의 경우에는 watchmalloc을 사용하여 Linux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man watchmalloc 해보시면 사용법을 아실 수 있으니까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Linux와 사용법이 크게 다른 편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메모리 관련 문제를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진단 툴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옛날부터 정평이 나 있는 메모리 누수 탐지 툴로는 purify같은 것이 있습니다만, 고가라 선듯 사용하기가 겁나죠. 하지만 Linux에서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면, valgrind라는 막강한 툴이 있습니다.

valgrind는 -g 옵션을 주고 컴파일된 프로그램이라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가령 컴파일된 실행파일의 이름이 a.out이라면, 다음과 같이 실행하면 됩니다.

valgrind --tool=memcheck ./a.out

--tool 옵션을 통해 실행 파일에 어떤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default는 memcheck이며, 메모리 관련 문제들을 검사하겠다는 뜻입니다. 메모리 누수(leak) 현상이 발생하는지의 여부 등을 이 옵션을 통해 검사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도 아주 빨리요.

프로그램(위의 경우에는 a.out)의 실행이 끝나면 valgrind는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탐지된 오류를 보고합니다.

==25832== Invalid read of size 4
==25832==    at 0x8048724: BandMatrix::ReSize(int, int, int) (bogon.cpp:45)
==25832==    by 0x80487AF: main (bogon.cpp:66)
==25832==  Address 0xBFFFF74C is not stack'd, malloc'd or free'd
위의 메시지에는 0xBFFFF74C에 대한 잘못된 메모리 참조가 발생했는데, 그 주소가 가리키는 메모리가 정상적으로 스택에 올라간 메모리도 아니고, malloc된 적도 없으며 free된 적도 없다는 것을 알리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조가 발생한 위치도 요약되어 있구요.

최신의 Linux 배포판에는 이제 valgrind가 거의 번들되어 배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사 설치되어 있지 않더라도, 요즘은 apt-get이나 yum 등 네트워크를 통해서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툴이 잘 정비되어 있으니까, 그 툴들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설치해서 돌려볼 수 있습니다.

디버깅을 할 때 거의 아무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래머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만, 메모리 관련 오류를 탐지하는 데 있어서는 이런 도구를 사용하는 쪽이 절대적으로 빠릅니다. 특히 오랜 시간 돌려놓으면 비주기적으로 죽어버리곤 하는 프로그램을 디버깅하는 데는 이런 도구를 활용하는 편이 낫죠.

valgrind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일단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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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valgrind.. 저는 memcheck 툴 사용보다 instruction instrumentation 용으로 잠깐 써 봤는데 좋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돌아가는 프로세스에 attach가 되나요?? 큰 프로그램에 memcheck같이 프로그램 살펴보는 tool을 붙이려고 하는데 attach가 안되서 처음부터 같이 돌려야 한다는.. 속도 죽음이죠 -_-;; (굼벵이) attach되면 좋겠는데..

    2008.02.17 14: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프로그램이 커질수록 그런 문제가 더 심각해지죠. 보통 메모리 검사를 시행하도록 해 놓으면 10배에서 20배 가까이는 느려진다고 하네요. Solaris에서 watchmalloc을 실행했을 때에는 정말 끔찍하게 느려지곤 했었죠. 10배 수준이 아니었던듯 ㅋ

      2008.02.17 14:47 신고 [ ADDR : EDIT/ DEL ]

Extremely Agile/TDD2008.01.14 01:17

지난 시간까지 손수 디버깅 툴을 만드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구구절절 말이 많았습니다만, 사실 그 모든 매크로들은 결국 printf 함수를 사용해 뭔가를 화면에 찍어보도록 하는 것에 불과했어요.

C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유명한 농담 가운데 하나로 (정말 농담?) "세상에 printf보다 강력한 디버깅 툴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Java 프로그래머라면 "세상에 System.out.println보다 강력한 디버깅 툴은 없다"는 말로 바꾸어야 하겠군요.) 사실 디버깅이라는 작업의 대부분이 "어디어디에 값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말은 비록 농담이긴 하지만 유효합니다. 뭔가를 화면에 찍어 보는 데 printf보다 더 나은 방법은 사실 드무니까요.

그런데 printf를 사용해 만든 디버깅 매크로는 여러가지로 유용하기는 합니다만, 사실 사용하기에 좀 귀찮은 면이 있어요. 왜 그렇습니까? 프로그램이 뭔가 이상하게 동작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1) 그 즉시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고 (2) 버그가 있으리라 의심되는 곳 여기저기에 디버깅 매크로를 좍 뿌린 다음 (3)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시켜 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거든요. 나중에 릴리즈 모드로 컴파일할 때 그 디버깅 매크로들을 죄 없앨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을 고쳐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데다, 디버깅을 해야 할 때마다 돌아가고 있는 프로그램을 세우는 삽질을 해야 하니, 지금 당장 중지시키기는 곤란한 프로그램이라면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디버깅 매크로를 활용하기는 곤란해요. 디버깅 매크로를 넣을 때 마다 CVS가 해당 소스 코드를 새로운 버전으로 인식한다는 점도 사소하긴 하지만 귀찮은 점이죠.

이런 귀찮음을 극복할 수 있는 궁극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목에 나와 있으니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디버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Unix에서 C/C++ 관련 프로그램을 디버깅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디버거는 바로 gdb입니다. gcc나 g++로 컴파일 할 때 -g 옵션을 주면 생성되는 디버깅 정보를 사용해서 동작하는, 가장 기본적인 디버거입니다. 이 디버거의 장점은 '거의 모든 플랫폼이 다 지원하는 디버거'라는 점이 되겠구요. 단점은 '너무 단순한 인터페이스' 정도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Emacs의 gdb 인터페이스나 cgdb 같은 gdb 인터페이스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Eclipse와 같은 IDE 프로그램을 통해 디버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디버깅을 해 나갈 수 있으므로, 앞에 단점으로 든 문제점은 이제 상당 수준 해소가 되어 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gdb를 통해 "디버깅 매크로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찾아서 해 봅시다. 그 첫 걸음은, "이미 돌고 있는 프로그램을 죽이지 않고도 가능한 디버깅"입니다. 디버깅 매크로로는 이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gdb <program> <process-ID of the program>

위와 같이 gdb를 실행시키면, 이미 실행중인 프로그램에 gdb를 붙일 수 있습니다. 이 때 "program"은 -g 옵션을 주고 컴파일된 프로그램이어야 하고, 그 process ID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Unix 명령어 ps를 사용하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이 유용한 가장 간단한 사례를 살펴보죠. 가령 어떤 프로그램이 돌다가 멎어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고 해 봅시다. 그런 경우 어디를 수행하다가 그렇게 멎어버렸는지 알고 싶다면? 그 프로그램의 이름이 stopped_program_name이고 Process ID가 34567 번이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됩니다.

$ gdb stopped_program_name 34567

(gdb) bt

그러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이 주욱 뜨는 것을 볼 수 있죠. AccessRepository 클래스의 소멸자 안에서 데이터베이스에 링크 정보를 save하려다 멎어서 아무 짓도 하지 않게 되어버렸군요. 프로그램 수행 중에 데이터 베이스 연결이 사라진 것이 원인입니다. (어떻게 고칠 것인지는 논외로 하죠 -_-;)

#0  0x00742410 in __kernel_vsyscall ()
#1  0x00a1cb8b in __read_nocancel () from /lib/libpthread.so.0
#2  0x00155e38 in vio_read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3  0x00155eae in vio_read_buff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4  0x0015722c in net_realloc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5  0x0015761b in my_net_read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6  0x00150a48 in cli_safe_read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7  0x00153bc5 in cli_advanced_command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8  0x00124ade in mysql_ping () from /usr/lib/mysql/libmysqlclient.so.15
#9  0x0804e12b in BJLEE::CMySQL::query (this=0xbfb17d38, query=@0xbfb177ec,
    suppress_exception=false)
    at /home/bjlee/work/libbjlee/include/bjlee/cmysql.h:214
#10 0x0804bab1 in LinkTable::save (this=0xbfb18144, mysql_server=@0xbfb17d38,
    aid=@0x8089c28) at linktable.cpp:227
#11 0x0805bd31 in ~AccessRepository (this=0xbfb17d34) at accessrepository.h:34
#12 0x0806a79d in start_access_bacf () at bacf.cpp:117
#13 0x0806b42f in main (argc=1, argv=0xbfb18b34) at bacf.cpp:264

간단하죠? 이것이 가장 간단한 활용 방법입니다. 이제 조금 복잡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을 컴파일하여 a.out을 만들었다고 해 봅시다.

#include <iostream>
#include <stdlib.h>

using namespace std;

int foo() {
    return 3;
}

int main() {
    int i = 0;
    while ( (i = foo()) != 0 ) {
        cout << "test" << endl;
        sleep(1);
    }

    return EXIT_SUCCESS;
}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고 해 봅시다. process ID는 8606입니다. 화면에는 1초마다 한번씩 test라는 문자열이 한 줄에 하나씩 찍히게 될 겁니다. 이 세션에 gdb를 붙이려면 gdb를 실행할 때 다음과 같이 해 주면 됩니다.

$ gdb a.out 8606

그렇게 하면 gdb가 a.out에 붙습니다. 그 순간, 프로그램의 수행은 일시적으로 정지합니다. 이제 gdb가 프로그램의 실행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그 상태에서 br 명령을 실행합니다.

(gdb) br 15

15번째 줄(cout 이 있는 부분)에 breakpoint를 걸라는 소리입니다. 그런 다음 c를 입력하고 리턴키를 눌러 프로그램의 실행을 재개합니다.

(gdb) c

continue의 약자죠. ^^; 어차피 프로그램이 무한 루프를 돌게 만들어 뒀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다시 14번째 줄까지 실행한 다음, 화면에 test를 찍는 15번째 줄을 실행하기 직전에 멈출 것입니다. i의 값을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print 명령을 실행하면 됩니다.

(gdb) print i

자. 이렇게 하면 실행 중인 프로그램에 gdb를 붙여서 그 실행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이 과정을 좀 더 '자동화 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죠.

그러려면 command 명령의 사용법을 알아야 합니다. command 명령은 특정한 breakpoint에 도달한 경우, 특정 집합의 gdb 명령어들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breakpoint를 특정 코드를 실행하기 위한 조건(condition)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gdb 환경을 DTrace의 D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사용하는 것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DTrace를 써보신 경험이 없으시다면 걍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시다 ^^;)

command 명령은 다음과 같이 사용합니다. 아까 지정했던 breakpoint 1번에 대해서, command 명령을 실행하는 사례입니다.

(gdb) command 1

저기까지 입력하고 리턴 키를 누르면, 화면에 > 프롬프트가 떠서 breakpoint 1번에 도달했을 때 실행될 gdb 명령을 입력하도록 요구합니다. 맨 마지막 명령 다음에는 end를 입력해 주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이 입력해 봅시다.

(gdb) command 1
Type commands for when breakpoint 1 is hit, one per line.
End with a line saying just "end".
>silent
>print i
>continue
>end


silent 명령어에 대해서는 gdb 프롬프트 상에서 help command라고 입력해 보면 친절한 설명이 나오니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우선 이렇게 입력하고 엔터 키를 누릅시다. 그러면 화면에 다시 gdb 프롬프트 (gdb)가 뜹니다. 그 상태에서 c를 눌러 프로그램 수행을 재개합니다.

그러면 화면에 다음과 같은 출력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6 = 3
$17 = 3
$18 = 3
$19 = 3
...


프로그래머가 별다른 입력을 주지 않아도, 1번 breakpoint가 hit 되면 실행될 명령의 마지막에 continue를 넣어놨기 때문에 출력은 계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이 출력을 좀 더 보기좋게 만들고 싶다면 printf 대신에 printf를 다음과 같이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printf "i = %d\n", i

그렇게 하면 화면에는 다음과 같이 출력됩니다.

i = 3
i = 3
...


출력이 화면에 가득 차면, 계속 진행할 것인지 말 것인지 묻는 프롬프트가 뜨는데, 거기서 q를 눌러서 일단은 빠져나와 보도록 합시다. 그러면 gdb 프롬프트가 떨어지는데, 거기서 다시 q를 누르면 gdb는 종료되고, 프로그램 a.out은 다시 수행을 계속합니다. (q를 누르기 전에 detach 명령을 실행해도 gdb와 원래 프로그램 프로세스가 분리되기 때문에, a.out이 계속 수행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위의 명령들을 별도의 파일에 저장하고, gdb를 실행할 때 스크립트 형태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이제 자동화에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다 살펴본 것이 되려나요?) 대부분의 UNIX 툴들이 그렇듯, gdb도 스크립트 파일을 활용해 배치 모드로 실행하면 더 멋지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gdb 정도의 툴이 그런 방법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아마 더 이상했겠죠.

다음의 코드를 입력한 다음, a.out과 같은 디렉터리에 verify_i.gdb라는 이름으로 저장해보겠습니다.

br 15
command
  silent
  printf "i = %d\n", i
  continue
end
continue

command 명령을 실행할 때 그 뒤에 breakpoint 번호를 주지 않으면, 가장 마지막에 생성된 breakpoint 번호가 내정치로 사용된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이 파일을 저장한 다음에, 다음과 같이 실행해 보죠. gdb를 batch mode로 실행하기 위해 -x 옵션을 사용했습니다.

$ gdb a.out 8606 -x verify_i.gdb

그렇게 하면 화면에는... 실행하자 마자 아까 봤던 i = 3이 계속해서 찍히기 시작합니다. 중단시키려면 Ctrl-C를 누른 다음에 detach를 입력해서 프로세스로부터 디버거를 분리시키면 됩니다. 그러면 원래 프로그램의 수행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런 스크립트 파일을 잘 만들어 두면 디버깅 매크로 같은 것을 만들지 않고서도 프로그램 안에 등장하는 각종 변수의 값을 편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gdb를 띄울 때 마다 매번 명령어를 입력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서도 말이죠.

- 참고할만한 자료 :
영문 gdb 사용자 가이드 http://sourceware.org/gdb/current/onlinedocs/gdb_toc.html
한글 gdb 사용자 가이드 http://korea.gnu.org/manual/release/gdb/gdb.html (오래전 버전이므로 주의할것)
gdb 사용하기 http://theeye.pe.kr/40


[5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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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TAG GDB, 디버깅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Extremely Agile/TDD2008.01.11 17:01

사실 이번 글은 독립적인 글이라기 보다는 이전 글의 연장선상에 있는 글이라고 보는 것이 좋겠네요. C에서 assert 관련 기능은 assert.h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assert는 흔히 '프로그램 수행 중에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을 디버깅 단계에서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루틴입니다. Java라면 VM을 실행할 때 -ea를 옵션으로 주고 실행시키면 assert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만들 수 있고, java -ea:com.wombat.fruitbat와 같이 하면 특정한 package에 대해서만 assert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 assert 기능을 release 모드에서 꼭 제거할 필요가 있느냐, 라는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거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이미 디버깅이 끝난 소프트웨어에 assert 코드를 남겨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주장을 했구요,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디버깅이 100% 완료되었는지 확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assert 문을 남겨두는 것이 성능에 그렇게 해가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었죠.

사실 assert를 통해 검사하는 조건들은 "프로그램 수행 중에 응당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 조건"들이 아닙니다. 예외적 조건들에 대한 처리 루틴은 프로그램 안에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만, assert를 통해 검사하는 것은 "절대로 발생하면 안되는 조건이 실제로 발생하였는지"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되는 조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안되는 버그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런 버그는 반드시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release 모드로 컴파일 할 때에는 assert 관련 코드는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죠.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버그를 100% 완벽하게 제거한다"는 것이 달성하기 힘든 목표이고 보면, 릴리즈 되는 최종 소프트웨어에 assert 문을 남겨두는 것이 크게 나쁘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릴리즈 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중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 assert가 있으면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분명 편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릴리즈 모드로 컴파일된 프로그램에도 '굳이 필요하다면' assert를 남겨둘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자. 그러면 지난 시간에 살펴본 코드들로 돌아가서, 실제 코드를 보도록 하죠. 지난 시간에는 _DEBUG를 사용해서, 디버그 모드에서 사용할 디버그 매크로들이 활성화되도록 했었습니다. _DEBUG가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이런 매크로들은 실제 코드에서는 사라지도록 했었죠.

그런데 assert에는 이미 이런 기능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컴파일시에 NDEBUG라는 상수가 정의되어 있으면 assert는 코드에서 사라집니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assert 함수의 body 부분만 사라지죠. 그래서 NDEBUG를 정의하더라도 assert를 호출하는 오버헤드를 100%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컴파일러가 최적화를 나이스하게 해 주지 않는 한.) NDEBUG가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assert는 자신이 하도록 되어 있는 일을 합니다. 자신이 검사하는 expression의 값이 0이 되면 파일명과 라인수를 출력하고 프로그램을 강제 종료시켜버리는 거죠.

그런데 기왕에 _DEBUG를 쓰는 마당에 NDEBUG라는 엇비슷하게 생겨먹은 상수를 또 쓴다는 게 어쩐지 좀 맘에 안드는 군요. 그러니 NDEBUG대신 DISABLE_ASSERT라는 상수를 사용하도록 한번 고쳐보겠습니다. 다른 디버깅 함수들은 대문자인데 assert는 소문자라는 것도 좀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니, 그 부분도 고쳐보겠습니다. assert가 소문자이기 때문에, 자칫 실수하면 Heisenbug라는 버그가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http://ideathinking.com/blog-v2/?p=56 에 실제 그런 문제를 겪으신 분의 포스팅이 있습니다. http://sunsite.ualberta.ca/jargon/html/H/heisenbug.html 에 가면 Heisenbug의 정의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실제 코드를 볼까요?

#ifndef DISABLE_ASSERT
#define ASSERT(X) assert(X)
#else
#define ASSERT(X)
#endif

이런 식으로 해 놓고 assert 대신 ASSERT를 쓰면, "assert의 인자로 '반드시 수행되어야만 하는 코드'를 넣어서 발생하는 문제"(즉, Heisenbug)를 어느 정도는 방지할 수 있겠습니다. 설사 생기더라도 교정하기는 좀 쉽겠죠. 대문자로 되어 있으니, 찾아내기도 좀 더 쉬워질 테구요.

ASSERT 매크로를 _DEBUG와는 무관하게 구현하였기 때문에, 컴파일 시에 _DEBUG를 정의하지 않고 컴파일하더라도 (즉, 릴리즈 모드로 컴파일하더라도) ASSERT를 코드 안에 그대로 남겨둘 수 있습니다. ASSERT를 전부 제거하고 싶으면 DISABLE_ASSERT까지 정의해서 (-DDISABLE_ASSERT) 컴파일을 해야만 하죠.

자. 그러면 '반드시 실행되어야 하는 코드의 실행 결과를 검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그건 ASSERT로는 좀 곤란해요. DISABLE_ASSERT를 정의하고 컴파일 하는 순간, 그 코드는 오브젝트 파일 안에서는 사라져버릴 것이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VERIFY같은 매크로를 추가로 정의해서 사용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VERIFY의 구현에 대해서는 http://www.developerfusion.co.uk/show/1719/7/ 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4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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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Extremely Agile/TDD2007.12.28 15:31
손수 만드는 디버깅 툴

디버깅을 할 때 가장 많이 쓰게 되는 툴은 무엇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디버거가 아닙니다. 사실 툴이라고 하기도 좀 뭐하죠. 사람들이 디버깅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printf입니다. (Java라면 System.out.println이나 System.err.println쯤 되겠군요. C++이라면 cout이나 cerr가 되겠습니다.) 프로그램을 디버깅할 때 '프로그램의 상태를 화면에 출력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하게 된다는 뜻이죠.

하지만 printf를 무작정 프로그램 코드 안에 삽입하다보면, 나중에 삽질을 하게 됩니다. 어떤 삽질일까요? 네, 맞습니다. 나중에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고 시스템을 패키지화 해서 릴리즈 할 때가 되면, 그 모든 'printf' 문들을 전부 코드에서 지워줘야 합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printf를 써서 디버깅을 하더라도 좀 지능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Visual C++이라는 툴을 쓰다 보면 (물론 다른 툴들에도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만) 컴파일을 디버그 모드로 할 것이냐 릴리즈 모드로 할 것이냐 하는 옵션을 보게 됩니다. 이런 두 가지 옵션이 있다는 것은, 릴리즈 모드로 컴파일할 때에는 '디버그 할 때에만 실행되던 코드들은 더 이상 실행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함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디버그 모드와 릴리즈 모드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컴파일 옵션을 통해 구별합니다.

디버그 모드로 컴파일할 때에는, 현재 컴파일이 디버그 모드에서 진행됨을 표시하는 특별한 매크로 상수를 정의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gcc라면, 다음과 같이 합니다.

gcc -D_DEBUG <이하 생략>
위의 -D 옵션은 컴파일러에게 _DEBUG라는 심볼을 정의한 다음 컴파일 할 것을 주문합니다. 따라서 소스 코드를 작성할 때 #ifdef 와 #ifndef 을 적절히 활용하면, 디버깅 모드에서 실행되어야 할 코드와 그렇지 않아야 하는 코드를 적절히 나누어 작성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하면 되겠죠.

#ifdef _DEBUG
...
#else
...
#endif
그런데 printf문 하나 넣자고 그 앞뒤로 #ifdef를 둘러치자니, 그것도 못할 짓인것 같군요. 그러니, 매크로 함수를 정의해서 그 매크로 함수가 컴파일 옵션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작하도록 구현하는게 더 좋겠어요. 우선, 사용자가 원하는 문자열을 화면에 찍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매크로 함수인 DUMP의 구현부터 살펴보죠.

#ifdef _DEBUG

#define DUMP(PRNSTR,...)  printf( \
 "dumping   [%010u,%s,%04d] " #PRNSTR "\n", \
 (unsigned int)pthread_self(), __FILE__,__LINE__,__VA_ARGS__)

#else

#define DUMP(PRNSTR,...)

#endif
위의 DUMP 함수는 두 개의 인자를 받습니다. 첫 번째 인자인 PRNSTR은 printf의 서식 문자열의 일부로 사용될 문자열이고, 두 번째 인자(...)는 그 서식 문자열(PRNSTR)에 의해 출력될 인자들이에요. (printf와 똑같은 방식으로 실행되는 매크로 함수라는 거죠.)

첫 번째 인자 PRNSTR은 #PRNSTR을 통해 큰 따옴표로 둘러쳐진 문자열로 변환됩니다. (# 기호가 어떤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C 전처리기 관련 문서를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따라서 "dumping   [%010u,%s,%04d] " #PRNSTR "\n"는 하나의 문자열입니다. C/C++에서는 "a" "b" "c"가 "abc"와 같으니까요. 따라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질 서식 문자열(printf의 첫 번째 인자로 넘겨지는)에는 쓰레드 아이디와 파일명, 그리고 라인수를 출력할 자리가 기본적으로 포함됩니다.

두 번째 인자(...)는 첫 번째 인자로 준 서식 문자열에 의해 출력될 인자들인데요, __VA_ARGS__를 사용해서 printf의 인자로 그대로 넘겨버렸습니다.

이렇게 매크로 함수를 정의하고 나면, 프로그램 코드 안에서 다음과 같은 짓을 할 수 있습니다.

int variable = 0;
...
DUMP("%d", variable);
...
이 코드를 -D_DEBUG를 사용해서 디버그 모드로 컴파일하고 실행시키면, DUMP가 실행될 때 마다 화면에 쓰레드 아이디와 파일명, 그리고 DUMP가 놓인 라인수를 포함하는 정보가 출력됩니다. 물론 변수 variable의 값도 함께 말이죠.

-D_DEBUG를 컴파일 옵션에서 빼 버리고 다시 컴파일하면 매크로 함수 DUMP는 코드 안에서 사라집니다. (#else와 #endif 사이 부분을 참고하세요) 그러므로 화면에는 어떤 메시지도 출력되지 않습니다.

자. 이런 구현법을 활용하면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어떤 실행문을 돌릴 때, 디버그 모드에서 돌리면 '해당 실행문이 실행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텍스트 메시지를 함께 출력하고, 릴리즈 모드에서 돌리면 그런 메시지 없이 그냥 그 실행문이 실행되도록 만들려면, 다음과 같은 매크로 함수를 정의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ifdef _DEBUG

#define EXECUTE(X)  \
 ( printf("executing [%010u,%s,%04d] " #X "\n", \
   (unsigned int)pthread_self(), __FILE__, __LINE__),(X) )

#else

#define EXECUTE(X) x

#endif
자. 먼저 EXECUTE의 인자 X가 #X를 통해서 큰 따옴표 문자열로 변환된 다음 서식 문자열과 결합됩니다. 그런 다음 쓰레드 아이디와 파일명, 행번호 등의 정보와 함께 화면에 출력됩니다. 그런 다음 실행문 X가 실행됩니다. 세미콜론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 두 실행문을 연달아 실행시킬 수 있었던 것은, ',' 연산자 때문입니다. 이 연산자는 좌 우의 피연산자들을 순서대로 실행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int variable = 0;
...
EXECUTE(variable = 1);
따라서 위의 코드는 디버그 모드에서 다음과 같은 출력을 내놓게 됩니다.

executing [0000000012, test.cpp, 36] variable = 1
그리고 그 결과로 variable 에는 1이 대입되죠. 디버그 모드가 아닌 릴리즈 모드(즉, -D_DEBUG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컴파일하고 실행해 보면 화면에 아무런 메시지도 출력되지 않지만 variable에 1을 대입하는 동작은 여전히 수행됩니다.

자. 그러면 이런 매크로 함수들을 많이 만들어 두면, 굉장히 쓸만한 디버깅 도구를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겠군요. (물론 그러려면 C/C++의 매크로 전처리기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좀 더 나아가면, 프로그램 내 특정 코드 세그먼트의 성능을 측정하는 매크로 함수도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예제를 보시죠. #ifdef ... #endif는 생략하고, 매크로 함수의 코드만 보였습니다.

#define PROFILE_BEGIN(pfid)        \
   unsigned int __prf_l1_##pfid = __LINE__; \
   struct timeval __prf_1_##pfid;    \
   struct timeval __prf_2_##pfid;    \
   do {          \
    gettimeofday(&__prf_1_##pfid, 0);  \
   } while ( false )

#define PROFILE_END(pfid)        \
   unsigned int __prf_l2_##pfid = __LINE__; \
   do {          \
    gettimeofday(&__prf_2_##pfid, 0);  \
    long __ds = __prf_2_##pfid.tv_sec - __prf_1_##pfid.tv_sec; \
    long __dm = __prf_2_##pfid.tv_usec - __prf_1_##pfid.tv_usec; \
    if ( __dm < 0 ) { __ds--; __dm = 1000000 + __dm; } \
    printf("profiling [%010u,%s] " #pfid  \
      " (%u ~ %u) total %u.%06u seconds\n", \
      (unsigned int)pthread_self(),   \
      __FILE__,      \
      __prf_l1_##pfid,    \
      __prf_l2_##pfid,    \
      (unsigned int)(__ds),    \
      (unsigned int)(__dm));    \
   } while ( false )
이 코드는 다음과 같이 사용합니다.
PROFILE_BEGIN(test1)
    /* do some programming jobs */
PROFILE_END(test1)

그런 다음 디버그 모드에서 컴파일하고 실행해 보면, 화면에 PROFILE_BEGIN(test1)과 PROFILE_END(test1) 사이의 코드가 실행된 시간이 다음과 같이 찍히게 되죠. (test1이라는 이름은 해당 코드 안에서 유일해야 합니다.)

[test_api.cpp] test1 (90 ~ 98) total 1.34122342 seconds

test_api.cpp 파일의 코드 90번째 줄 부터 98번째 줄까지의 코드 실행 시간이 저만큼 걸렸다는 뜻입니다.

프로파일링까지 통합 환경 안에서 한방에 제공하는 IDE를 쓰신다면 문제가 다르겠습니다만 (뭐 가령 Eclipse나 NetBeans같은 것 말이죠) 그런 툴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vi만 가지고 개발을 해야 한다면 이런 디버그 매크로들을 여러 개 만들어 두고 사용하는 것이 여러가지 버그를 잡는 데 도움을 줍니다.

[참고할만한 링크]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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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지나가다

    VC++ 6.0은 매크로에서 ...을 안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컴파일이 되지 않겠네요.

    2009.10.27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최모씨

    좋은글 잘 읽었어요~ 이거 퍼가고 출처 남겼는데 괜찮은지요?

    2010.01.23 2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학생이

    덕분에 많이 배워갑니다. 고맙습니다 ~!^^

    2014.06.12 23: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tremely Agile/TDD2007.12.26 01:48
소프트웨어와 버그

소프트웨어에서 버그를 100% 제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복잡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버그의 양상도 굉장히 다양해 졌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버그들은 다음의 세 가지 범주들 가운데 하나에 해당합니다[각주:1].

  • 논리적 버그 (logical bugs)
  • 구조적 버그 (structural bugs)
  • 성능 버그 (performance bugs)

논리적 버그는 논리 오류(logical error)와 같은 말입니다. 구조적 버그는 '어떤 소프트웨어가 성취해야 할 가치를 저해하는, 소프트웨어 구조상의 결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성능 버그는 '어떤 소프트웨어가 성취해야 할 가치를 저해하는, 성능상의 문제'를 일컫는 말입니다.

통상 구조적 버그와 성능 버그는 서로 관계가 있는 것이 보통이겠습니다만(가령 처리율이 중요한 시스템의 프론트 엔드에 메시지 큐를 붙이지 않았다던가 하는), 확장성이 중요한 시스템처럼, 구조적 버그가 성능상의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확장성이 높은 시스템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확장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다고 칩시다. 그런 경우, 성능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확장성이 높은 시스템'이라는 애초의 목표에 미달하였으므로 문제입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굉장히 해묵은 이야기들입니다. 제가 굳이 이야기를 더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죠. 중요한 것은 '어떤 버그가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버그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논리적 버그의 경우에는 해결 방법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이런 버그가 시스템에 들어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알고리즘을 잘 못 만들었거나, 알고리즘을 코드로 잘 못 옮겼기 때문입니다. 버그를 '잡는다'는 행위는 아마도 '버그 탐지'와 '버그 수정'의 두 가지 층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인데, '버그 수정'은 결국 '애초의 알고리즘 상의 오류를 교정'하는 작업이거나 '알고리즘을 엉뚱한 코드로 옮긴 실수를 교정'하는 작업이 될 터이니, 결국 논리적 버그를 잡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버그 탐지'인 셈입니다. 논리적 버그를 '탐지'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솔루션은, 바로 디버거(debugger)입니다.

한편, 구조적 버그와 성능 버그의 경우에는 문제가 좀 까다롭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버그와 성능 버그가 나타나는 양태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범주들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구조적 버그가 발견됨
  • 구조적 버그 및 구조적 버그가 야기한 성능 버그가 발견됨
  • 성능 버그가 발견됨

구조적 문제와 하등의 관련이 없는 성능 버그가 관측된 경우에는(위의 세번째 경우), 흔히 소프트웨어 개발 대가들이 하는 말 대로, '프로파일링을 열심히 한 다음에 문제가 되는 코드를 손보면' 됩니다. 프로파일러(profiler)를 잘 쓰고, 문제가 되는 지점을 탐지한 다음, 코드를 뜯어고치면 된다는 것이죠. (문제는 '탐지'는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뜯어고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긴 합니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잘 설계하고 구현하더라도 피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므로 회피(avoidance) 전략이 잘 먹히질 않습니다. '발견되면 해결한다'의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성능 버그를 야기하지 않는 구조적 버그가 발견된 경우에는(위의 첫번째 경우) '설계가 잘못된 것'이 그 원인이므로, 설계를 바로잡는 것이 최선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후반부에 이런 일이 생겨버리면 좀 난감하긴 합니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발견되었을 때 해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구조를 변경하기에는 너무 진도를 많이 나가 버린 경우에 그렇습니다), 회피 전략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애초에 '목적에 맞는' 디자인 패턴을 도입하거나, '스파이크 솔루션(spike solution)'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보는 것이 그런 전략들 중 한가지가 될 것입니다.

성능 버그와 관련된 구조적 버그가 발견된 경우에는(위의 두번째 경우) '성능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는 구조가 선택된 것'이 원인입니다. 이런 문제는 해결하기도 어렵고, 회피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종류의 문제를 회피하려면, 굉장히 많은 know-how가 필요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도메인(domain)에 흔히 사용되는 기술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요구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버그에 대한 해결책은, 그 규모가 앞선 두 가지 종류의 버그에 비해 굉장히 큰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무슨 미들웨어를 써야 한다거나, 무슨무슨 데이터베이스를 써야 한다거나, 무슨무슨 부하분산 기법을 써야 한다거나 하는 종류의 솔루션들이 그 예가 되겠습니다.)

당신이 초/중급의 프로그래머라면

초/중급의 프로그래머는 '구조적 문제와 관련이 있는 성능 문제'같은 것을 겪을 기회가 사실 별로 없을 것입니다. 있다면, 주변에서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전부 해당 도메인에 그다지 큰 지식이 없는 경우겠죠.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순간, 경험이 있는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그런 문제는 이런 저런 식의 솔루션을 도입해서 해결한다'는 답을 내놓습니다. (물론 그 답이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 글에서도 그런 종류의 '거창한' 버그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자. 앞 단락에서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만, 버그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버그를 아예 만들지 않거나(회피 전략), 아니면 만들어진 버그를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잘 수정하거나.

회피 전략을 극도로 밀어부치면 '아예 프로그램을 짜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합니다만, 그러면 아예 프로그래머라는 직종이 사라지는 수가 생기므로 곤란하죠. 그렇다면 '코딩을 하되 버그는 회피하는' 좋은 수단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디자인 패턴'이나 '스파이크 솔루션' 같은 것이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디자인 패턴'과 '스파이크 솔루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선험적 지식'이라는 점에 있어서 공통적이라는 것이죠. 다지안 패턴은 GoF가 만든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갈고 닦아온 코딩 패턴이고, 스파이크 솔루션은 '실제 시스템을 만들 때 중요한 지식을 미리 시험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전부 '선험적 지식'에 기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검증된 라이브러리 상에서 작업하는 것'도 유용한 회피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미 검증된 라이브러리 자산 위에서 작업하면 생산성은 배 이상 올라갑니다. 사람들이 STL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도 그래서죠. 뭐가 잘 되고 뭐가 문제점인지 다 알고 있는 라이브러리 위에서 작업하는데, 당연히 생산성이 올라갈 수 밖에요.

회피 전략 이야기는 이쯤 하구요. 그렇다면 버그를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잘 수정'하는 좋은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디버거가 '버그의 위치를 탐지하고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디버거가 모든 일을 다 잘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메모리 문제라면 (적어도 Linux에서는) valgrind같은 툴을 쓰면 더 빨리 버그의 위치를 탐지해 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죠. 고치는 문제라면, TDD같은 방법론에 의존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TDD에 대해서는 켄트 벡의 저서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 그러면 과연 초/중급의 프로그래머는 '디버깅을 잘' 하기 위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요?

  • 디버깅 관련 유틸리티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
  • 디버거를 사용하는 방법
  • 버그 탐지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하는 방법
  • TDD

'디버깅(debugging)'은 '있는 버그를 없애는'것이니까 회피 전략에 해당하는 부분들은 뺐습니다. (디자인 패턴이나 스파이크 솔루션 같은 것들요. 디자인 패턴에 대해서는 이미 시중에 좋은 책들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될것 같고, 스파이크 솔루션에 대해서는 XP관련 사이트를 찾아보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XPE나 XPI같은 책을 읽어보시거나요.) 그냥 순수하게, '있는 버그의 위치를 찾아내고 교정하는'것에 대한 부분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글의 2부, 3부, 4부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직접 만드는 디버깅 유틸리티
  • 디버거(gdb)
  • 잘 알려진 버그 탐지 소프트웨어들과, 기타 등등의 탐지 기법

TDD(Test-Driven Development)에 대해서는 이미 좋은 책들이 있으니까 굳이 다루지는 않겠습니다만,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그 실제 예제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TDD는 버그의 '위치'를 탐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법이라고 하긴 좀 뭐합니다만, 테스트를 하는 주기를 굉장히 짧게 줄여 나가다보면 '버그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거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가 끝난 부분에서는 버그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으니, 새로 추가된 부분에 버그가 있을 것이다라는 가정을 하면, 버그의 위치를 빨리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죠. 거기다 TDD에 기반해서 개발을 하게 되면 결함 비용이 굉장히 낮아지게 될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구조적 결함'까지도 프로젝트 초기에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부로 이어짐]



  1. "Bug"의 정의에 대한 의견이 올라와서 각주를 답니다. Wikipedia에 따르면, Bug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error, flaw, mistake, "undocumented feature", <A title=Failure href="http://en.wikipedia.org/wiki/Failure">failure</A>, or <A title="Fault (technology)" href="http://en.wikipedia.org/wiki/Fault_%28technology%29">fault</A> in a <A title="Computer program" href="http://en.wikipedia.org/wiki/Computer_program">computer program</A> that prevents it from behaving as intended." 본 글에서는 이 정의를 다소 유연하게 해석하여, 버그의 정의가 아우르는 외연을 좀 확장하였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이 글에 등장하는 구조적 버그나 성능 버그는 요구사항requirement이나 만족 조건conditions of satisfaction같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글에서의 버그는 <A href="http://en.wikipedia.org/wiki/ISO_9126" target=_blank>ISO 9126</A>에서 사용하는 버그의 정의와 같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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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일반적으로 버그가 오류(error)라는 뜻으로 통용된다는 상식을 받아들인다면, 구조적 버그나 성능버그는 버그로 분류될 종류의 것이 아닌것 같군요. 이 두 버그는 차라리 구조 및 성능에 대한 요구사항 미달에 가깝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품질"에 포함시키는것이 더 나아보입니다. 당연히 품질이라는 개념에도 버그가 포함되겠지만, 버그는 프로그래머들에게나 통용되는 대단히 협소한 은어정도에 해당하는것이라 뜻이 제한적인 반면 품질이라는 단어는 훨씬 고 수준에서 고객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일반화된 용어라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때문에 두 종류의 버그를 구조적 요구사항 미달, 성능 요구사항 미달정도로 대치해서 생각해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구조적 요구사항이란건 개발자들에겐 중요해도 고객들에겐 크게 이슈화될 게 아니기 때문에 요구사항이란 단어를 붙이는 경우라면 "구조"를 "기능"이란 단어로 대치하는것이 좋겠습니다.)

    2008.04.26 22: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낭만고양이

      좋은 의견이십니다. ^^ 다시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죠.

      2008.04.27 12:5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