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8.01.20 23:19
블로그를 개설해 놓고 이것 저것 끄적이고는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새삼 저라는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보잘것 없고 모자란지를 느낍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저라는 인간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정적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많이 생각해 보게 되네요.

다음의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영어
* 시간관리

저는 거의 본능적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영어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영어에 무불통달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그간 나름대로 굉장히 많은 노력을 쏟아 왔다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도 영어권 기술자가 말하는 내용의 20% 정도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문제는 그 20% 안에 "대화의 key point"가 들어있을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집중적인 '반짝훈련'을 했습니다. 목표는 TOEIC 900점 이상. 그리고 2007년 3월에 TOEIC 990점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반짝훈련도 나름대로는 효과가 있었던 셈입니다. 또한 그 성적표 덕에, 저는 영어공포증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고, APNOMS 2007 컨퍼런스에서는 프랑스 친구도 한 명 사귀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모든 수련은 그것이 지속적일 경우에만 효과가 있는 법. 반짝 훈련 뒤로 저는 영어를 거의 사용하지 못했고, 공부도 게을리했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듣기와 말하기를 얼마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물론 출장을 한 번 가 보면 알게 되겠습니다만...)

그래서 지금은 새롭게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계획중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부 스타일을 한 번 바꿔보려고 합니다. 사실 2007년 초의 반짝 TOEIC 공부는 사실 제가 '워낙에 못하는 부분'인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못하는 부분의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잘하는 부분을 더 잘 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쉽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그래서 공부의 성과도 꽤 잘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어디를 건드려야 내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낄 수 있을지가 애매합니다. 실력 향상 정도를 계량화하기도 힘들구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점들에 착안해 보았습니다. 제가 실생활에서 겪는 문제점들입니다.

* 영어로 된 기술서적은, 프로그램 코드가 나오지 않아도 읽는데 한달은 걸린다
* 한글로 된 기술서적은, 프로그램 코드가 나오건 나오지 않건 하루면 읽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영어 실력이 좋으면 좋을 수록, 한 페이지의 텍스트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축됩니다. 살면서 꽤 많은 영어책을 읽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영어 문장을 만나면 무의식중에 '해석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한글 서적을 읽을때와 비교하면 속도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제 영어 실력 가운데 일부가 향상된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죠.

그런데 말이죠, 책 한 권을 300페이지로 잡고 그 책을 보는 데 한달이 걸린다면, 한달을 30일로 잡았을 때 하루에 10페이지 정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아무래도 '정말로 읽을 수 있는 양'에 비해서 너무 적은 양인 것 같습니다. 책을 번역할 때에도 하루에 10페이지 이상은 할 수 있을 때가 많거든요.

그렇다면 영어책과 한글책 독해 속도상에 차이를 만드는 요인으로는, 독해력 말고 다른 것도 있는 셈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 독해력
* 집중력
* 시간 관리 능력

집중력과 시간 관리 능력은 사실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산만한 사람일 수록 짧은 단위의 시간 관리를 잘 못합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저는 뭔가 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웹 써핑을 하고, 끊임없이 다른 자료들을 찾습니다.

올해는,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에서 영어 능력 향상의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크게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웠습니다.

* 매일 2 페이지의 영어 텍스트를 읽고, 그에 소요되는 시간 측정
* 텍스트 중 독해 속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생각되는 문장 이해 및 암기
* 매주 평균 속도를 측정하고, 공부 방법 상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찾아 개선
* 텍스트를 읽는 동안에는 다른 일에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음
* 텍스트를 읽는 도중에 주의가 분산된 경우에는, 그 이유를 기록
*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껴지면, 그 다음 주에 텍스트 분량을 1 페이지 늘림

궁극적인 목표는 영어 텍스트를 읽는 속도를 한글 텍스트를 읽는 속도와 똑같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남들보다 빨리 더 많은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훈련 결과는 매주 모아서 위키에 공개하겠습니다.

(일만 자꾸 만드는군요 ㅋㅋ)



신고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엄청나시네요.ㄷㄷㄷㄷ
    전 언제나 삽질만 하고 있는터라...

    저도 한글을 읽듯이 영문글을 읽고 싶은 것이 목표입니다만.....
    최근 공부를 영어로 된것이 대부분이라 한글로 적혀진 SICP가 오히려 쉽게 느껴지더라구요.;;;;;

    번역도 하실 정도라면 실력이...ㄷㄷㄷ
    그런데도 영어 공부가 필요하시다니....
    전 더욱 열심히 해야겠습니다.^^ㅜㅜ

    2008.01.21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우와..역시..엄청나시네요~
    생활에 자극이..음..
    저는 요즘 회화랑 News 공부하고 있는데..덕분에 외국인 칭구도 사귀어서..주말마다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팀장님처럼 열심히 안하고..그냥 하루에 1시간 정도 하고..주말에 하고..그게 다 인 듯 싶은데..ㅠ.ㅠ
    과연 저라는 인간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결정적인 요소가 무얼까요?
    * 영어
    * 업무에 대한 기술 Skill Up
    * 신기술 동향
    * 운영 프로세스 개선
    * 업무 프로세스 개선
    * 시간관리
    * 재테크
    .................

    흠..적다 보니 끝이 없네요~
    Anyway..늘 열심히 사는 모습 존경하고 본받아야 겠습니다.
    존경합니다.

    2008.02.29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들러줘서 고마워요~
      저 별로 열심히 안합니다. 말만 그럴싸하게 했을 뿐이죠.
      지금껏 하시던 대로만 하면, 십년 뒤에 저처럼 37살이 되었을 때에는
      저보다 훨씬 나은 인간이 되어 있을 겁니다.
      다시한번 결혼 축하드립니다.

      2008.02.29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3. 저도 영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생활에 불편함 없이 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에
    열심히 틈틈히 시간을 쪼개서 단어도 외우고 쉬운 영어 잡지도 보고 있지만
    조금씩 공부하면 할 수록 해야할 영어 공부는 엄청나다라는 것을 느끼고
    한국에서는 나보다 어린 학생들이나 또는 왠만큼 어학연수/영어 공부를
    많이 하신분들을 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실력을 쌓으려고 기를 쓰고
    시간을 올인 한다는 것을 보고 가끔은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
    "자기수련"이란 단어가 저는 개인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네요.
    좀더 친숙한 단어로는 "자기개발"이라는 단어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자기수련이란 단어는 왠지 마음의 양식도 쌓아간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살아가면서 수양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떄로는
    그런 일들을 통해 참다움을 느끼며 세상을 단순히 자신의 눈으로만 보지 않고 "사랑,이해,감사하는마음"으로
    세상의 크기를 넓게 보는 그런 분들을 볼때면 세상에 대한 아름다움도 느껴 지는 것 같네요.
    -
    계획하시고 준비하시는 멋진 이야기들 힘내시고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포스팅 글 잘 보고 갑니다. ^^

    2009.05.21 12: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맙습니다. 수련이든 개발이든 언제나 신경써서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009.05.22 08:2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