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8.03.05 02:44
제가 잘 가는 웹 포탈은 "야후"입니다. 메인 화면에 스크랩되어 올라오는 뉴스를 보는 재미에 하루 두어번 정도는 들르는 것 같습니다. 이 포탈에, 가끔 야후 "나누리"로 가는 링크가 뜹니다. 야후 나누리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만들어진 기부 페이지입니다. 다른 포탈에서 이런 링크를 보았던 적이 없던 것으로 보면, 야후도 꽤 괜찮은 기업입니다. :-)

야후 나누리로 들어가보면 "우리 함께 나눠요"라는 코너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코너에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저는 가끔 이 페이지에 들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도 하고, 기부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김장훈씨처럼 그렇게 많이는 못합니다. 그럴 때 마다, 제가 얼마나 소시민 스러운지를 새삼 느끼곤 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수백억 화끈하게 벌어서, 이 사람들에게 몇억씩 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물론, 게으른 돼지의 백일몽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끔 글을 읽다보면 자식을 버린 부모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저도 부모인지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쩐지 남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찬호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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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는 부모가 버린 아이입니다. 세살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해서인지 약간의 주의력결핍 증세를 보이고는 있습니다만, 씩씩하고 건강한 아이입니다. 요즘은 태권도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군요.

아마 찬호와 같은 아이들은 세상에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은 저와 제 아이가 따뜻한 방안에서 내일의 놀이를 꿈꾸며 잠들때, 방바닥 저 아래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냉기와 싸우며 세상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아이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해보면, 저는 가끔 주제넘게 인간이란 존재에 있어 가장 잔인한 부분은 바로 우리가 가진 대책없는 종족번식에의 욕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여리디 여린 영혼들을 아무 계획도 없이 세상에 데려다 놓고, 책임지기 힘들다 싶으니 여지없이 등을 돌려버리는 철없는 젊은 남녀들. 아마 그들은, 그들이 잠깐동안 불태운 정염의 결과가 그토록 힘든 무게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치 못했을 테지요.

봄이 오고는 있습니다만, 지금도 곰팡내 나는 방 한켠에 누워 잠들어 있을 찬호의 이불에 따뜻한 봄이 스며들 때가 과연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삶은 그 나름의 무게를 갖고 있을 터이지만, 이런 글을 볼때면 저는 세상은 약하디 약한 사람들에게 더욱 더 잔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정말로, 삶은 왜 이렇게도 잔인한 것일까요. 하지만 부디 지금 힘들게 삶을 견디고 있는 이 아이들이, 나중에는 진정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진 사람이라. 가진 사람이란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가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한번쯤 함께 기부를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넌지시 떠보기도 하구요. 물론 결과는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참 떴던 책 "씨크릿"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미 가졌다는 생각이 부를 끌어당긴다. 나에게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은 결핍만을 끌어당길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베푸는 것은 좋은 일이다. 베푼다는 행위는, 내게 가진것이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고 많이 베풀라. 그러면 부는 저절로 찾아와 그 빈자리를 메울 것이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사람들은 스스로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베풀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새삼 김장훈씨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이미 스스로 '가진 사람'이 되었거든요.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만만한 일이었으면 책까지 나와서 '비법'을 설명할 정도이겠어요?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은 지금 내가 가진 부의 크기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아마 찬호도, 태권도를 배우며 이런 꿈을 꿀지 모릅니다. 누군가 나쁜 사람이 약자를 괴롭히고 있을 때 짠 하고 나타나, 시원한 발차기로 그 나쁜 사람을 누이는 꿈 말이죠. 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가진 사람'의 마음이겠죠.

부디, 모든 사람들이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세상은 좀 덜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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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