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1.08.15 10:43
현대는 그야말로 '나'의 시대입니다. 모든 것의 중심에 내가 있습니다. 나를 빼놓고는, 어떤 것도 의미가 없는 시대가 바로 요즘입니다. 

제 블로그를 어떻게들 찾아오시는 지 궁금해서 검색어 분석을 해 보면, 대부분이 '팔굽혀펴기'를 검색어로 찾아들 오십니다. 자기 몸 귀하게 여기는 데 관심들이 많으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몸짱 열풍도 생기는 것이겠구요. (물론 저도 그 중 한명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통혁당 사건으로 장기수 신세가 되었던 신영복 선생의 옥중 서신을 모은 책입니다. 

'나'의 시대에 이 책이 드물고 귀한 이유는, '나'로부터 육체적 자유를 제거하면 오롯이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감옥이라는 곳은 어떤 곳입니까. 자기 몸을 신전처럼 받들기는 도무지 불가능한 곳이 감옥입니다. 

옥살이를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육체는 다치지 않고 관리해야하는 귀중한 것이지마는, 오히려 속박당하지 않고 받들며 추구해야 하는 것은 마음이고 정신입니다. 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기 때문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10점
신영복 지음/돌베개

신영복 선생의 이 옥중 서신은 갇혀 있었으므로 갈고 다듬어질 수 있었던 정신적 성취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그의 서신은 함께 복역중이던 장기수들 뿐 아니라, 멀리 떨어져 만날 수 없는 가족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차 있고, 동시대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도 가득합니다.

혹자는 자신을 가둔 사람들 까지도 애정으로 감싸안으려는 그의 태도를 자기 기만으로 보아 넘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옥에 갇힌 지성인이 마음과 정신으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를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돌배게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어 인터넷에서 만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저는 햇빛 출판사에서 출간된 1990년 판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사격은 사천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물가도 올라 이 책의 가격도 올랐습니다만, 오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이 책의 가치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http://www.buggymind.com2011-08-15T01:43:460.31010
신고
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