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12.18 09:43

개발자를 뽑아야 한다면, 대체 그들을 위해 무슨 물건을 갖춰 놓아야 하는 걸까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성을 달성하려면, 대체 어떤 것들을 준비해 놓아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BEST 8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듀얼 모니터


개발자에게 모니터 한 대로 쓸만한 결과물을 내 놓으라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터미널 네 개만 열어놓으면 화면이 꽉 차 버리는 19인치 모니터 한 대로 세상을 바꿀 소프트웨어를 내놓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적어도 두 대의 모니터는 갖춰 놓으세요. 그러면 모니터 하나로는 웹 서핑을 하면서도 다른 하나로는 코딩을 할 수 있습니다. (응?)


http://blog.sethgillespie.com/tag/dual-monitor/


2. 쓸만한 키보드와 마우스


좋은 키보드와 마우스에 열광하는 것은 게이머들 뿐만이 아닙니다. 개발자들은 손가락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모든 기기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무선 연결이 가능하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개발자의 책상은 보통 굉장히 너저분하기 때문에, 너무 크면 곤란합니다), 오래 작업해도 피곤하지 않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준비합시다. 마우스를 고를 때는 어떤 환경에서도 동작하는 (심지어 유리 위에서도 동작하는) 마우스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개발자가 그 마우스를 어떤 환경에서 사용하게 될는지 알 수 없거든요. (마우스를 무릎 위에서 굴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로지텍 Anywhere MX. 최고의 마우스 중 하나.


3. 대형 화이트보드 


때로 백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의사소통에 효율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은 그림을 그려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데 굉장히 익숙합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서로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니 대형 화이트보드를 하나 마련해서, 어디든 붙여 놓으세요. 요즘은 시트지 형태로 나오는 화이트보드도 있어서, 그냥 아무 벽이나 붙여놓을 수 있습니다. (벽이 없는 경우는 제외.) 


http://www.shoutot.com/fullhd/sheldon-and-penny-whiteboard-calculations-big.html


4. 포스트-잇


개발자들 가운데 꼼꼼히 수첩 관리를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해야 할 일을 포스트 잇에 아무렇게나 적어서 아무데나 붙여놓기 마련이죠. (그리고도 잘 보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때로는 메모를 확인할 시간도 없거든요.) 그러니 메모지는 가급적 많이 준비해 두세요. 그러면 의사소통도 원활해 집니다. 때로 얼굴 보고는 하기 힘든 이야기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에 붙여놓는 사람도 있거든요. 


http://www.123rf.com/photo_3842806_yellow-post-it-note-with-you-re-fired-message.html


5. SSD가 달린 데스크탑과 노트북


개발자들은 서로 커피를 마시면서 '내 컴퓨터 부팅속도가 더 느리다구' 같은 걸로 내기를 합니다. (응?) 그 이야기는 뒤집어서 말하면 '내가 일을 더 빨리 하길 원하면 더 빠른 컴퓨터를 사달라구'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개발자들에게 빠른 컴퓨터를 사주면, 아마 개발자들은 부팅 속도로 내기를 하는 대신, 누가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나 같은 걸로 내기를 하기 시작할 겁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6. 비데 


개발자들은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일어서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http://www.pcpro.co.uk/features/380731/a-standing-workstation-for-your-home-or-office


그러나 역시 대부분은 앉아서 일하는 쪽을 선호하죠. 개발자들 가운데 치질로 신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들의 똥X에 은밀하고도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압력을 생각해보세요. 비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개발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신다면, 그들의 X꼬 또한 가족처렴 여겨주세요. 


7. 카페인


개발자들이 일하다 곯아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적절한 양의 카페인을 항상 공급해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춰놓으세요. 카페인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종종 괜한 일에 짜증을 냅니다. 카페인은 개발자들에게는 각성제이자 진정제 같은 것이죠. (아마 카페인으로 진정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부류의 사람들일 겁니다.)


http://inchoo.net/fun-zone/whats-up-with-web-developers-and-coffee/


다만 주의할 것은, 지나치게 칼로리가 높은 커피는 금물이라는 겁니다. (크림을 잔뜩 얹은 마키아또 같은 것이 거기 해당.)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개발자들을 고칼로리 환경에 오래 노출시켜 놓으면, 데드라인을 일주일 남겨놓고 병원에 실려가는 긴박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묵념) 


8. 라꾸라꾸 / 야전침대 


개발자들이 편안하게 눈치보지 않고 쪽잠을 즐길 수 있도록, 야전침대 류의 물건을 하나 정도는 비치해 놓으세요. 다만 너무 공개된 장소에 놓으면 곤란합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거든요. (면접 보러 온 사람이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형태의 의자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http://ani2life.egloos.com/3573446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입니까? (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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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하는 개발자 1인입니다..ㄷㄷ 많은 공감이... ㅜㅜ

    2013.12.18 10: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포스트가 재치있습니다.
    개발외에 다른 능력이 부럽네요.
    늘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2013.12.18 10: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개발자심에도 철학도 가지고 계시고 소통하시는 법도 가지고 계시네요. 멋지고 배울점이 많습니다. 종종들러서 눈팅하겠습니다. ^^

    2013.12.18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면접갔는데 라꾸라꾸부터 보이면 오해하지 않을까요 :)

    2013.12.18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tonny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헤드폰(또는 이어폰)을 좋은거로 하나 장만해야겠죠. 코딩하다보면 주변 소리에 무척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으니 주위에서 싸움이나도 모르고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그런거로^^ 단, 이어폰은 직접 귀에 들어가니 청각에 문제가 될 듯. 헤드폰으로 ^^

    2013.12.18 13: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초보코알라

    달달한 군것질 거리도 필요합니다....
    저도 개발(?) 또는 디버깅을 하다보면 배가 고파도.. 조금만 더.. 조금만더... 하다가 식사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때를 대비해서 필요 할 것 같습니다.

    2013.12.18 1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백수프로그래머

    좋은 의자!! 앉아서 개발하는 대부분 개발자들에겐 필수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2013.12.18 14: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 맨 밑에 제 사진이..(...)

    2013.12.18 18: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널널한개발자

    아 왠지 슬프네요 ㅋㅋㅋ

    2013.12.19 07: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키작은거인

    개발자를 꿈꾸는 취준생으로써 흥미로운 글이네요ㅎㅎ
    글쓴이님이 글에서 언급하신 환경을 갖추고 있는 회사는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인지도 궁금하네요.
    첫 직장을 저런 환경에서 시작한다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D

    2013.12.19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3.12.19 12:22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3.12.19 12:30 신고 [ ADDR : EDIT/ DEL ]
    • 주민영

      감사합니다. 여기에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글을 재미있게 참 잘쓰시네요 ^^
      https://www.facebook.com/dailymaso

      또 뵙겠습니다~

      2013.12.19 14:39 신고 [ ADDR : EDIT/ DEL ]
    •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3.12.19 14:45 신고 [ ADDR : EDIT/ DEL ]
  12. 페이스북에 친구가 글을 소개하여 찬찬히 읽어보던 중 오랜만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재미있는 글을 많이 쓰시네요.^^

    학교 연구실에 있던 글 속의 모든 것이
    회사 인턴으로 오게 되면서 몇몇 가지가 없다보니 (특히 듀얼 모니터...ㅜ)
    여러모로 고생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지 나름 적응해가며 살아가게 되네요.
    (물론 듀얼 모니터가 없으니 alt+tab을 열심히 누르거나 혹은 모두 다 출력하거나 둘 중에 하나네요. :))
    본문에 언급하신 건 프로그래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3.12.27 23: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저는 마지막 야전 침대 빼놓곤 다 갖추고 있네요.
    그래서 좀 더 열심히 살아봐야 겠습니다.^^

    2014.04.11 19: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나마꼬

    6번 조항에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겪어본 고통을 알기에 좋은 의자와 규칙적인 스트레칭 알람, 그리고 비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7.03.20 17: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