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1.04.13 00:31
다 아시겠습니다만, 콜드케이스는 '장기미결사건'이라는 뜻입니다.

시즌 4가 미국에서 상영한게 2007년이니 케케묵은 드라마로군요. (방금 인터넷에서 찾아봤습니다.ㅎㅎ) 이 드라마는 여러가지로 참 독특합니다. 왜 독특하냐면, 수사관들이 수사를 안해요. 그냥 옛날 미결 사건 관련자중에 가장 먼저 의심가는 사람 한 사람을 찍습니다. 그런 다음에 취조를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옛날 이야기를 주욱 풀어 놓습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용의자라고 생각 안했던 또다른 사람이 용의자일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자. 이번에는 그 사람을 취조합니다. 그도 의심을 받다 보니, 처음에는 안했던 이야기를 주욱 풀어냅니다. 그러다보면 또 다른 용의자가 등장합니다. 

이 짓을 범인이 잡힐 때 까지 반복합니다. 용의자들이 하는 진술은 무조건 진실이라고 가정하고.
그리고는 자백받고 끝.

매번 이런 식으로도 범인이 잡힐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희한한 드라마, 콜드케이스. 그런데도 2010년까지 끄떡없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오늘 시즌 4, 에피소드 17을 보고 알았습니다. 이 드라마가 끄집어 내는 건 꼭 미결 사건의 음침한 기억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스토리가 좋은건 알겠는데 왜 '스마트'하다는 건지는 도저히 알 길이 ㅎㅎ


미결사건을 수사하다보니, 기본적으로 무대가 전부 80년대 아니면 70년대쯤 됩니다. 기껏해야 90년대 초? 그러다 보니 사건 배경은 전부 빛바랜 노스텔지어. 오늘 본 에피소드 17번은 80년대가 무대겠더군요. 댄싱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중에 풋루즈(1984) 사운드트랙이 있는 걸 보니. 그러고보니 에피소드 사운드트랙 대부분이 추억의 명곡들이로군요. (로라 브래니건과 샤카 칸 이름을 다시 듣게 될 줄은... ㅎㅎ)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이 드라마는 미결사건을 핑계로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일종의 노스탤지어 애픽쯤 된다, 뭐 그런 이야기겠죠. (좀 거창하게 들리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런 전략은 꽤 호소력이 있습니다. 수사물을 보는 사람들이 전부 CSI같은 이야기만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무튼, 드라마를 통해 그 시절에 즐겨보던 다른 영화들을 떠올리게 된다는 건 의외의 즐거움이긴 해요.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영화 '풋루즈'나, 바리시니코프와 그레고리 하인즈의 앙상블이 일품이었던 영화 '백야' 곳곳에는 가족들과 함께 극장을 찾곤 했던 제 어린 시절 주말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으니 말이죠.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심야영화로 보았던 '백야'. 오늘 에피소드에서 그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인용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하인즈의 탭댄스에 넋을 놓았던 그 때가 생각나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나이 제한에 걸려서 같이 극장에 가지 못했던 동생 생각도 좀 나고 말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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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